'당 지지율' 떨어뜨린 여당 대표의 "9급 가지고 뭘"
입력: 2022.07.19 00:00 / 수정: 2022.07.19 00:00

장제원-권성동 갈등 속 마땅한 돌파구 없어보여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 모 씨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8급 행정요원으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선화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 모 씨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8급 행정요원으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둘러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윤석열표 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여당은 '능력을 인정 받은 정당한 채용'이라며 엄호하고 나섰지만, 야당 공세가 거세지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낮은 자세로 조속히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9급 공무원 사적 채용' 의혹이 정치권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모 씨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8급 행정요원으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우 씨의 부친은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해 충돌'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내가 추천했다.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라며 "(우 씨는) 최저임금보다 한 10만 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해명했는데, 이 부분이 특히 '공정의' 뇌관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원내대표는 별정직 공무원 채용을 불공정 사적 채용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 정치'라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일제히 권 원내대표를 엄호하고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야당이 사적 채용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면 참 고약하다"라며 "대통령실은 각 부처에서 파견한 공무원도 있겠지만 '어공(어쩌다 공무원)', 한마디로 별정직 공무원은 공개 채용 절차가 아닌 추천을 받아서 채용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각각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논평을 통해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우 씨가 대선 기간 캠프에서 청년 자원봉사자로서 열심히 일했고, 젊은 인재로서 법적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채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 논란이 젊은 층이 민감해 하는 '불공정'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대에 진입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5일(7월 둘째 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1.8%p 낮아진 39.1%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4%p 상승한 44.2%를 기록해, 격차는 오차범위 밖 5.1%p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밖으로 뒤처진 결과는 지난 2021년 1월 3주 차 주간집계(민주당 32.8%, 국민의힘 28.6%)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TBS의뢰로 KSOI가 지난 15~16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4.1%포인트 하락한 34.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한 여론조사 전문위원은 <더팩트>에 "사적 채용 논란 이슈가 가지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부정적 영향은) 앞으로 더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민주당은 '사적 채용' 논란의 진상을 파헤치겠다며 국정조사를 제안하는 등 이슈를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정권을 겨냥해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특검을 제의한 것의 반격 차원으로 풀이된다.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윤핵관 사이의 갈등도 나타났다. 장제원 의원은 18일 권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우선 권 원내대표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직격했다. /남윤호 기자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윤핵관' 사이의 갈등도 나타났다. 장제원 의원은 18일 "권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우선 권 원내대표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직격했다. /남윤호 기자

당 바깥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조차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권 직무대행과 최근 잇따른 불화설이 제기되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주인공이다.

장 의원은 18일 "권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우선 권 원내대표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우 씨의 채용 절차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권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일갈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적 채용 논란'이 두 사람 간의 당권 투쟁 전초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지율 하락과 야당의 압박 속에 '사적 채용' 논란을 진화할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원톱'인 권 직무대행의 무리한 해명이 논란을 더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채용이 진행된 것도 문제지만 그 이후의 해명이 더 큰 문제"라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대통령의 모습과 대비돼 해당 논란은 (지지율 하락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슈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빨리 종식할 필요성이 있다"며 "강경한 태도 보다는 해명과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각종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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