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격수' 설훈, 당대표 출마 "폭주 기관차 세우려 철길 뛰어들겠다"
입력: 2022.07.17 16:50 / 수정: 2022.07.17 16:50

"하나된 힘으로 옳은 길 달리기 위해 도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며 오는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설 의원은 당초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 자신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이 의원이 이날 출마를 강행해 함께 출사표를 던졌다.

설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된 힘으로 옳은 길을 달리기 위해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해 당내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지적하는 등 저격수 역할까지 했다. 이날도 설 의원은 이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자 1시간 뒤에 같은 장소에서 회견을 진행했다.

설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다"며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다"고 현재 당 상황을 비판했다.

이 의원을 겨냥해선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무능력함 때문에 민생이 파탄 지경인데도 함께 맞서 싸우려는 의지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국민들의 회초리는 무섭고, 당원들의 갈등은 슬프고, 동거동락한 동지들의 무기력함은 죽기보다 더 아프다"며 "저 설훈이 강하게 깨워 다시 하나로 똘똘 뭉치겠다. 하나된 힘이 얼마나 큰 쇄신과 발전을 가져오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리사욕을 철저히 차단하고, 원칙과 룰을 흔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당대표는 뚝심 있는 저 설훈만이 할 수 있다"며 "지금 민주당에 꼭 필요한 말이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강조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설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지난달 22일 이 의원과의 면담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이 의원에게 간곡하게 출마가 맞지 많는다고 설명했고, 이 의원은 '심사숙고하겠다'며 제 의견에 반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보셨다시피 오늘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저도 마지막에 등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출마선언문에 이 의원을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바로 성명을 쓰는 것보다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원에게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며 "누구냐고 물으면 다 이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의 주요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팬덤정치에 대해선 "장점도 있지만 폐혜가 너무 많다. 이 의원이 심사숙고 끝에 정리해야 한다"며 "이 의원에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다. 스스로 정리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번 출마를 이 전 대표에게 알렸느냐'는 질문엔 "출마했다고 통보를 했다"면서도 "다른 얘기는 굳이 할 일이 없다. 미국에 계신 분을 정치 현장으로 모시고 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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