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생 행보 가속화…'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경제·민생 문제를 직접 챙기면서 지지율 급락에 대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으러 온 시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최근 지지율이 급락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취임 두 달째를 맞은 시점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초중반까지 지지율이 급락하자, 시급한 경제·민생을 직접 챙기고 있다. 다만 이번 위기가 글로벌 경제 위기와도 연동된 만큼 단기간 내 성과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언급하면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당부했다.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고금리 차입자, 저금리 대출 전환"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대출이 늘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불안한 마음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 모두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금융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금융 채무는 그 대출 채권을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서 만기 연장, 금리 감면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경감해 줄 것이다. 고금리 차입자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대출을 전환해서 금리 부담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자에 대해서는 안심전환대출 제도를 조속히 시행해서 대출 금리 인하와 장기고정금리 대출 전환을 통해 금리 상승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한 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창구를 방문해 상담 직원의 이야기도 듣고, 상담을 하러 온 분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금융 리스크는 전파와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늘 세밀하게 모니터를 해서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를 해야 한다"며 "(금융) 부실 리스크를 적기에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선제적 조치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전체 경제와 국민의 후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안전망을 튼튼하게 까는 것이 중요하다"며 "맞춤형 서민 금융 지원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계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적 약자는 더 어려워진다"며 "진정한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이 이 어려운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긴축해서 조성된 자금으로 이분들을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날에는 경제 관계부처 장관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서 개최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제도적인 경제 위기에서는 민생안정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확보된 재원을 취약계층 지원에 최대한 투입을 해야 한다. 연료비 식료품비, 생필품비를 망라해서 더 촘촘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이어 11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선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세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12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선 "소상공인의 금융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정책역량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취임 초 지지율 30%대 추락…尹, 경제·민생 직접 챙기기
윤 대통령이 경제·민생에 집중하는 것은 국정수행 지지율이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 14일 발표한 '7월 2주 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33%, 부정 평가는 5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긍정 평가는 12%P 급락, 부정 평가는 16%P 급등한 수치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외에도 이번 주 발표된 윤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뉴스핌 의뢰 알앤써치 조사(13일 발표, 긍정 32.5%, 부정 63.5%)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11일 발표, 긍정 34.5%, 부정 60.8%) △미디어트리뷴 의뢰 리얼미터 조사(11일 발표, 긍정 37.0%, 부정 57.0%) 등 모두 30%대 초중반을 기록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취임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초반대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의 '광우병 소고기 파동'처럼 특정한 계기가 없었는데도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복된 '인사 실패', '권력 사유화', '정치 신인의 미숙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민생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윤 대통령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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