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전 '입법부 공백' 끝날까…'벼락치기 협상' 돌입 
입력: 2022.07.13 00:01 / 수정: 2022.07.13 00:01

사개특위·행안위 신경전 속 국회의장 중재안 주목

여야가 제헌절 이전까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12일 김진표(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는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여야가 제헌절 이전까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12일 김진표(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는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한 달이 넘게 '입법부 공백'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제헌절 이전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막판 원 구성 협상에 돌입했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 쟁점은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직접 논의해 협상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번 주 내에 중재안을 마련하고 여야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의장 주재로 1시간가량 회동한 끝에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을 매듭짓기로 뜻을 모았다. 국회는 오는 1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제헌 74주년 경축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평균 소요 기간(13대 국회 이후 41.4일)을 넘겨 43일째에 돌입한 상황에서 제헌절 기념일이 다가오자 부담을 느끼고 '벼락치기 협상'에 돌입한 셈이다.

여야는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논의 창구를 투트랙으로 나눠 쟁점이 되고 있는 사개특위 구성과 국회 개혁은 김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상임위 배분 문제는 양당 원내 수석부대표가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주말인 지난 10일에도 비공개 회동했으나 법사위원장 양보와 '사개특위 참여' 조건이 충돌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원내 전략 결정권자인 양당 원내대표가 꼬인 매듭 풀기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사개특위를 상임위 협상 때 함께 구성해야 하며, 위원은 '7(민주당) 대 5(국민의힘) 대 1(비교섭단체)'로 하자는 입장이다. 사개특위는 민주당이 지난 4월 단독 처리했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논의하는 위원회인데 당시 여야가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며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국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예산결산위원회 상설화와 예산심사권 강화, 법사위 권한 축소 등을 조건으로 걸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해당 합의를 뒤집고 그동안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강행에 절차적 문제를 지적해왔는데 자칫 이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며 사개특위 참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면서 위원을 여야 5 대 5 동수로 구성해야 사개특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도 사개특위 구성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공개 모두 발언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저는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며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약속 대 약속, 합의 대 합의의 이행을 통해서, 다시 여야가 손을 맞잡고 민생경제 (해결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21대 국회 후반기를 시작하는 첫걸음이어야 한다"며 상임위 개혁과 함께 사개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비공개 전환 이후에는 이들 간에 "약속을 깬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뭐가 잘못됐나" 등의 고성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회의장의 중재 리더십이 주목된다. 앞서 박병석 전 의장도 민주당이 언론중재법과 검수완박 입법을 밀어붙일 때 중재안을 마련해 국민의힘의 반발을 누그러뜨린 바 있다. 회동에 배석한 고재학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사개특위 등 쟁점 부분에 대해선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이 다시 모임을 갖고 정리하기로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의장님이 중재안을 갖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위 구성할 때) 일방의 입장만 관철되지 않도록, 합의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알짜 상임위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 각축전이 치열하다. 특히 민주당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저지하기 위해 행정안전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심사를 위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영교 행안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남윤호 기자
알짜 상임위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 각축전이 치열하다. 특히 민주당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저지하기 위해 행정안전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심사를 위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영교 행안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남윤호 기자

물밑에선 상임위 배분 문제가 더 큰 뇌관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사개특위 문제는 상당히 여야 입장이 좁혀져 있는 것으로 안다. 사개특위를 핑계로 대지만 (원 구성 협상 지연 배경은) 어떤 상임위를 배분하느냐 문제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야는 총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11곳, 국민의힘 7곳으로 큰 틀의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를 가져가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여야가 맡는 상임위가 관행적으로 정해져 있던 이전 협상과는 다른 양상이다. 통상 행정안전위원회는 정부 뒷받침을 위해 그동안 여당이 맡아왔지만, 민주당은 행안위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부처 내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여당이 압박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방통위도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상 여당 몫이었던 정보위나 운영위를 내주는 대신 핵심 상임위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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