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때리기'로 뭉친 민주당…이재명 웃는다?
입력: 2022.07.12 05:00 / 수정: 2022.07.12 05:00

정당 지지율 역전한 날 '尹 정부 규탄 성명' 발표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강한 야당 모드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정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날이다. 정부 민생외면·권력 사유화를 규탄하는 민주당.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강한 야당 모드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정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날이다. '정부 민생외면·권력 사유화'를 규탄하는 민주당.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야당' 기조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윤석열 정부 규탄 성명서'를 내면서 높은 수위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할수록 야당은 선명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도전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국회의원 169명 전원 명의의 '윤석열 정부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원 명의 성명서는 지난 2월 10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대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 이후 처음이다.

성명서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여당은 오로지 권력투쟁에만 골몰할 뿐 민생은 안중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처럼 민심을 외면한 채 폭주하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부의 행태들을 책임 야당으로서 제대로 견제하겠다. 폭주가 지속되도록 방관하지 않고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 설치된 '윤석열 정부 경찰장악·법치농단 저지 대책단' '서해공무원 사망사건 TF' 활동을 보고 받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결과 번복 등을 규탄했다. 최근 불거진 윤 대통령 해외 순방 민간인 동행 관련 비선 논란과 친인척 대통령실 채용에 대해선 "권력 사유화'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인사참사 사죄 및 인사시스템 전면 재정비 △비선정치 사태 전말 공개 및 재발방지 약속 △검경장악 검찰독재, 정치보복 시도 중단 △국회 정상화 적극 협조 등을 촉구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직접 이끄는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 윤 대통령이 김주현 금융위원장 임명을 강화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의 '대정부 투쟁' 모드 돌입에는 윤 대통령의 급격한 지지율 하락세가 배경으로 거론된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지난 4∼8일 조사기간, 전국 18세 이상 2525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0%, 부정 평가는 57.0%로 나타났다. 지난주 대비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격차가 5.8%포인트에서 20.0%포인트로 벌어졌다. 취임 두 달 만에 이례적인 지지율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1.8%로, 국민의힘(40.9%)을 역전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임 두 달 만에 임기 말 레임덕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계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행보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는 이 의원. /남윤호 기자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행보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는 이 의원. /남윤호 기자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아지면 민주당에는 반성과 쇄신 목소리 대신 '선명성 있는 야당'에 힘이 실리고,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의원도 비토 여론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도 연일 '강한 야당'을 외치며 선명성 경쟁 중이다. 정청래 의원은 최근 당대표에서 최고위원으로 선회하면서 "강한 민주당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의원을 적임자라고 지원사격했다. 지난 10일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한 3선의 서영교 의원도 "강한 민주당을 만들어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무능을 저지하고 정치 보복을 막아내겠다"고 했고, 양이원영 의원도 11일 출마 선언하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을 선명한 야당,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나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최대 문제가 성찰과 쇄신을 제대로 했느냐인데,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게 되면 그런 요구나 여론이 약화하고, 이재명 의원의 비토 정서가 완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또 선거에서 진 정당은 선명 야당·투쟁 야당으로 승자와 각을 세우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리더십을 확보하거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 중도층을 확장하고 국민 지지를 얻어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 의원의 '투쟁 야당·선명 야당 노선'에 상당히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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