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중징계 후폭풍…국민의힘 안팎 갈등·분열 양상
입력: 2022.07.11 00:00 / 수정: 2022.07.11 00:00

당 일각에서 윤리위 비판 나와…당원들도 '갑론을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의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소명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의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소명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는 징계에 대한 불복의 뜻을 밝혔고, 당은 징계효력이 즉시 발생했다며 대행 체제에 돌입하는 등 정면충돌 양상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두고 반발과 찬성 의견이 분출하며 당 안팎으로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초유의 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사실상 대표직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임기가 11개월 남은 가운데 6개월 동안 '자격 상실'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불복할 뜻을 예고했다. 아울러 대표직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 말 그대로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의중을 나타낸 셈이다.

당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의 징계 의결은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의 권한이 정지되고 그 권한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도 "당 윤리위원회는 국가의 사법부에 해당하기에 윤리위의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못을 박았다.

당권 권력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 대표의 징계 이후 '친윤계'(친윤석열)에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은 자제해달라"며 입단속에 나선 데다 사실상 당수의 '실각'으로 당에 초비상이 걸리면서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두둔하거나 윤리위를 지적하는 등의 쓴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 윤리위가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결정한 것에 대해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태경 의원은 SNS에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도 이 대표를 조선시대 무신 '남이' 장군에 빗대 윤리위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두고 반발과 찬성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두고 반발과 찬성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당원들 사이에서도 격정적인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게시판에는 이 대표 징계 이후 수백 건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특히 20·30세대로 추정되는 이들은 노년층을 질타하는 등 세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 글쓴이(ston**)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따위 말만 믿고 이 대표를 징계하다니, '틀딱'(틀니를 한 노인을 비하하는 은어)들은 변함이 없다"며 "(선거 때) 국민의힘은 뽑지 않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당원 탈퇴나 이 대표의 권유대로 입당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온라인 입당을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자기에게 우호적인 2030세대의 지지를 모아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실제 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글들이 상당수다. 비슷한 맥락에서 국민의힘의 '꼰대 정당'으로 회귀했다는 성토의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들도 많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토사구팽'설이 확산하면서 보수정당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매주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징계에 따른 후폭풍이 당분간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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