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권성동, BTS 거론 수준 참담…대통령실, 지엽적 거짓말과 말장난"
입력: 2022.07.07 11:38 / 수정: 2022.07.07 11:38

대통령실 "탁모 씨 발언에 언급하지 않겠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7일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한 게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실 측 해명에 대해 지엽적인 거짓말과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이 지난 5월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의 사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7일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한 게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실 측 해명에 대해 "지엽적인 거짓말과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이 지난 5월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의 사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일정(6월 27~7월 1일)에 '민간인'인 이원모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 씨가 동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민간인이지만 '기타 수행원'으로 순방 전체 행사 기획에 관여한 것으로, 항공편과 숙소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례에 비춰봐도, 상식적인 측면에서 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에 파문이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역임한 탁현민 전 비서관은 7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 민간인이 순방에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동행하는 게 일반적이다는 취지로 해명하는데, 그건 역할이 있을 때"라며 "대통령실에서 예를 든 것처럼 '주치의', 주치의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대통령이 임명했고, 부여된 업무가 있는 분이다. 그다음에 '통역'도 그 역할을 부여받고, 관련한 계약도 이미 체결이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어 "신 씨는 어떤 역할인지를 (대통령실) 설명만 듣고는 잘 모르겠다"며 "(대통령실 해명대로) 전체 일정을 기획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대통령실 의전비서관과 외교부 의전장, 그리고 관계되어 있는 수많은 비서관급 이상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뭐가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신 씨가 영어에 능통하다는데 (순방지는) 스페인이다. 스페인 교민 행사에 영어 능통자가, 뭐 영어도 하면 좋은데 그것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을까"라며 "현지 행사에 민간인이 투입될 때가 있지만, (신 씨처럼) 공군 1호기(대통령전용기)를 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탁 전 비서관은 "'기타 수행원'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표현"이라며 "대통령의 순방 수행원은 '공식 수행원', '실무 수행원', '특별 수행원'이 있다. 특별 수행원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든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언급한 BTS라든지 민간인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특별 수행원은 공군 1호기를 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신 씨는 공무원이 아닌데 어떻게 1급 기밀사항인 대통령 순방의 비밀 취급 인가를 받을 수가 있는가"라며 "저는 기타 수행원이라는 낯선 단어를 끌고 온 게 공식, 실무, 특별 수행원들은 대개 공개가 된다. 그러니까 (신 씨를 감추기 위해) 기타 수행원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씨의 경우 재계 인사, 글로벌 스타 등 일반적인 특별 수행원에 해당하지도 않지만, 설령 특별 수행원에 포함된다고 해도 공군 1호기는 타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신 씨의 순방 동행과 대통령실 해명이 이해가 안 된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 순방 기간 현지 숙소 인근에서 산책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 순방 기간 현지 숙소 인근에서 산책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탁 전 비서관은 또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민간인 신 씨의 대통령 순방 동행을 정당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때 보면 수시로 유명한 가수, BTS를 동원하지 않았나. (문 전 대통령이) 수시로 해외 방문할 때마다 (BTS를) '동원'해서 무슨 퍼포먼스도 벌이고 하지 않았나"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건 참담한 것"이라며 "BTS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을 본인들 '정치권력'이 원하면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여전히 하고 있다. 또 수시로 해외 방문 때마다 (BTS를) 동원했다는 표현을 마이크 앞에서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서 했다는 것은 그냥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인식"이라고 맹비난했다.

BTS는 유엔에 두 번이나 초청을 받아서 유엔에 갔던 것이고, 문 전 대통령이 특사로 임명해 신 씨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또한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이) 특사로 임명한 BTS의 경우 보수를 지급했지만, 지급하는 시점이 며칠 늦었다는 것을 갖고 국민의힘 의원들, 보수언론이 그렇게 비판을 했었다"라며 "여당이 지금 국민의힘인 상황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의 순방 행사에 사용하면서 보수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탁모 씨의 발언에 대해선 대통령실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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