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 행보 지속 시사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전당대회 출마 불가 결정을 내린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정식 절차를 거쳐 의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는 박 전 위원장. /국회=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가 무산된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이 책임정당이라면, 오늘의 결정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정식 절차를 거쳐 의결하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피선거권이 없지만,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한 출마의 기회는 열려 있었다. 이를 당이 박 전 위원장 출마에 대해선 적용할 수 없다고 밝히자, 당이 '예외 규정' 잣대를 당리당략에 따라 적용하고 있다면서 작심 비판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려운 건가.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어 기성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에서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사안을 논의했다"며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해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해야 하므로 지난 2월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단서 조항을 들면서 비대위와 당무위 의결로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이번 결정이 명확한 기준과 절차 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위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안건으로 상정해, 이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것이 최소한의 절차다. 그런데 오늘 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안건에도 부치지 않고 단순히 입장표명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수없이 많은 영입 인사를 당에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을, 여성이자 청년 그리고 민주당 쇄신을 말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 선언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해보겠다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는 또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처럼회와 팬덤은 똘똘 뭉쳐 저를 공격했고, 이재명 의원은 침묵했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을 위한 '도구'이지 변화와 쇄신을 거부하는 기득권이 아니다. 저는 이재명 의원, 97그룹과 함께 쇄신경쟁을 하고 싶었다. 당을 유능한 정책 정당, 팬덤과 결별한 대중정당으로 만들어 당의 기반을 넓히고 싶었다"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결국 한쪽 날개만 가지고 날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조항을 적용해서 외부인사 영입을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을 시킬 때는 이 조항을 적용했지만, 지방선거의 모든 책임은 박지현에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내친다는 결정을 공개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박지현의 정치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있는 한, 박지현의 정치도, 청년과 여성의 행진도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을 청년과 서민을 비롯한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제가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민주당이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 청년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입장문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렵습니까?>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려우신 겁니까?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어 기성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비대위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안건으로 상정해, 이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절차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안건에도 부치지 않고 단순히 입장표명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예외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당직 피선거권에서 6개월 안된 권리당원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또 묻습니다.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 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직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습니까?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습니까?
비대위의 자가당착입니다. 이재명 의원께서 피선거권도 없는 제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공동비대위원장에 앉힌 바로 그 조항이, 그때는 공정이었지만, 지금은 불공정이라고 합니다.
수없이 많은 영입 인사를 당에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을, 여성이자 청년 그리고 민주당 쇄신을 말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선언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해보겠다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저에게 뒤집어씌웠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반성과 쇄신을 외치는 제 입을 막고 침묵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가 반성과 쇄신을 할 테니 ‘너는 뒤로 빠져라’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청년을 장식품과 소모품으로 쓰고 버리는 일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의 청년정치가 진일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누군가의 ‘키즈’로서만 발전할 수 있던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누구의 둥지 안에서도 성장한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의 상식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청년이 주도해서 청년의 아픔을 해결하는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절규가 저 공고한 기득권에는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처럼회와 팬덤은 똘똘 뭉쳐 저를 공격했고, 이재명 의원은 침묵했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을 위한 '도구'이지 변화와 쇄신을 거부하는 기득권이 아닙니다. 저는 이재명 의원, 97그룹과 함께 쇄신경쟁을 하고 싶었습니다.
당을 유능한 정책 정당, 팬덤과 결별한 대중정당으로 만들어 당의 기반을 넓히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한 때 여성청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의 소명이라 생각했습니다.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쪼그라든 민주당의 지지기반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힘들다고 봤습니다. 이재명 의원과 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대승적으로 결합해서 민주당을 더 키우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결국 한쪽 날개만 가지고 날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저를 출마시켜 달라는 게 아닙니다. 이 결정은 역사적인 결정입니다. 민주당이 책임정당이라면, 오늘의 결정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정식 절차를 거쳐 의결하십시오.
앞으로 이 조항을 적용해서 외부인사 영입을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을 시킬 때는 이 조항을 적용했지만, 지방선거의 모든 책임은 박지현에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내친다는 결정을 공개적으로 해주십시오.
박지현의 정치는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있는 한, 박지현의 정치도, 청년과 여성의 행진도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민주당을 사랑합니다. 민주당을 청년과 서민을 비롯한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중도와 여성을 외면하고 소수 팬덤으로 쪼그라든 민주당을 가지고 2024년 총선의 최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지금부터 청년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습니다.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