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깬 박지현, 청년 출마자 간담회서 보인 '밝은 웃음'
입력: 2022.07.02 00:00 / 수정: 2022.07.02 07:20

朴 "청년 정치 공통점에 웃음·눈물"

민주당 2045 청년 출마자 모임 '그린벨트' 간담회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1일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청년정치모임 그린벨트 간담회에 참여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공동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웃음을 보이며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사례를 들었다. /국회=송다영 기자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1일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청년정치모임 '그린벨트' 간담회에 참여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공동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웃음을 보이며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사례를 들었다. /국회=송다영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여기 모이신 분들이 정말 길게 봐서 10년 안에 국회 안에서 다 같이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간담회 발언)

1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6·1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민주당 2045 청년 정치인 모임 '그린벨트'의 6·1 지방선거 결과 공유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정치권에선 그가 침묵을 깨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 중에 있다"고 했다. 불출마와 선을 그은 것이다.

카메라와 질문 세례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간 박 전 위원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철저히 주변부에 머물렀다. 행사에 참여한 정청래, 이탄희, 장경태, 전용기, 최혜영 등 현직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간담회의 주인공은 선거 동안 '어려서' 무시당했고, 선거 출마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린벨트 단톡방(단체카톡방)'에 질문을 하는 것조차 고민했던 '청년 출마자'들이었다. '그린벨트'는 당내에서 지방선거 출마 예정인 20세부터 45세 신인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청년 정치 조직이다.

행사 동안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랩탑 컴퓨터를 앞에 세워두고 중간중간 필기를 하며 사례 공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발표 중간 PPT 화면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송다영 기자
행사 동안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랩탑 컴퓨터를 앞에 세워두고 중간중간 필기를 하며 사례 공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발표 중간 PPT 화면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송다영 기자

√ 26살 '평당원'으로 돌아온 박지현…비대위원장 땐 볼 수 없던 밝은 모습

박 전 위원장을 포함해 약 60여 명의 '그린벨트' 청년들은 지난 지선을 통해 겪은 청년 정치의 경험과 민주당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지난달 2일 지선 패배 책임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은 박 전 위원장은 행사 약 6분 전에 도착했다. 하늘색 반소매 셔츠에 회색 슬랙스 바지 차림을 하고 검은색 백팩을 등에 메고 나타났다. 손에는 '평당원' 신분인 만큼 국회 출입을 위해 '방문 출입증'을 들고 있었다. 박 전 위원장은 간담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참석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간담회장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청년비서관이었던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박 전 최고위원과 박 전 위원장은 1996년생 동갑내기다. 간담회 전 자리를 정돈하던 중 박 전 최고위원이 "여기 앉을래"라며 박 전 위원장에게 옆자리에 앉으라고 권유하자 박 전 위원장은 "(그래) 여기 앉지 뭐"라며 나란히 동석해 서로 반말로 대화를 나눴다.

지방선거 청년 출마자 사례 발표 도중 '정치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박 전 위원장과 이 전 대표가 나란히 붙어 찍은 사진이 PPT 화면에 떴다. 이에 발표자였던 신상훈 전 후보는 "(박 전 위원장이 현장에) 오시는 줄 몰랐다"며 "좀 더 나은 사진을(쓸 걸 그랬다)"며 농담을 건넸고, 이에 박 전 위원장도 "그러니까요"라며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행사 동안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랩톱 컴퓨터를 앞에 펼쳐두고 중간중간 필기를 하며 사례 공유와 토론에 열의를 보였다. 발표 중간 PPT 화면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도 했다. 다만 박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8월 전당대회 출마 관련 입장과 관련해 "행사가 끝나고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한 만큼, 간담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중간중간 핸드폰을 보거나 천장을 응시하는 등 다소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간담회 도중 사례 발표자의 PPT 화면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이 등장했다. 발표자는 오실 줄 알았으면 좀 더 나은 사진을 쓸 걸 그랬다며 농담을 건네자 박 전 위원장도 그러니까요라며 웃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송다영 기자
간담회 도중 사례 발표자의 PPT 화면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이 등장했다. 발표자는 "오실 줄 알았으면 좀 더 나은 사진을 쓸 걸 그랬다"며 농담을 건네자 박 전 위원장도 "그러니까요"라며 웃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송다영 기자

√ 2시간 동안 쏟아진 청년 정치인들의 지방선거 '희노애락' 경험

간담회는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간담회는 △'그린벨트' 소속 후보자들의 활동 영상 시청 △'그린벨트' 성과 소개 △주요 성과 사례 분석(대구·대구광역시당 청년당원 활동) △지선 기초의원 출마 경험자들(김도현·신상훈·유호준·엄샛별 등)의 사례 공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지선을 치르며 겪었던 희로애락을 서로 나누면서 발표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등 통상 정치권의 엄숙한 '성과 보고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발표자들이 청년 정치인으로서 겪은 고초를 나눌 때는 '아' '어휴' 등 탄성을 내뱉으며 공감하는 반응도 함께 따라왔다.

정치권의 행사는 '귀빈 소개'가 빠질 수 없다. '다선' 혹은 '높은 자리'에 오른 이들이 행사 참석자들에게 일어나 인사를 한다. 반면 이날 간담회 진행을 맡은 이대호 공동 위원장은 사진 촬영을 마치고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참석한 모든 분을 호명할 테니 잠깐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모든'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 중간 현직 의원들과 박 전 위원장, 권지웅 전 비대위원, 박 전 최고위원에게 지선을 치른 소감을 짧게 밝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선을 치른 이후 짧은 소감을 전하는 중인 박 전 위원장. 사진상 박 전 위원장 왼쪽은 박성민 전 최고위원. /송다영 기자
지선을 치른 이후 짧은 소감을 전하는 중인 박 전 위원장. 사진상 박 전 위원장 왼쪽은 박성민 전 최고위원. /송다영 기자

박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22일 진행했던 '비대위-그린벨트 간담회'를 언급하며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비대위 활동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그린벨트 간담회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우리가 '청년정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얘기를 했던 것들이 공감이 되고, 눈물도 보이고 웃음도 보이는 1시간 반 동안의 간담회가 아직도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여기 모이신 분들이 정말 길게 봐서 10년 안에 국회 안에서 다같이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민주당의 '출마 험지'라 불리는 대구 지선 사례를 발표한 신창섭 전 후보는 자신처럼 '청년 정치인'인 정대현 전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SNS 게시물을 공유했다. '청년정치'를 대하는 정치권 현실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선거에 출마했더니 많은 (정치) 선배들이 외면하거나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신 전 후보는 "정당 활동을 하며 (당의) 수직적 문화가 심하고, '믿을 수 있는 선배'가 없다는 것 등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정당 문화를 만들고 제대로 된 청년 네트워크를 조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당의 기존정치 방식에 느꼈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기초의원 당선자들의 사례 공유에서는 청년 정치인들만이 줄 수 있는 '꿀팁(꿀같은 조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민주당 최연소 지역구 당선자인 유호준 경기도의원은 출마 준비 과정부터 선거 과정(선거구 조정·경선·본선 순), 자신의 선거 전략 등을 공유하며 자신의 당선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지수 '그린벨트' 공동위원장은 '그린벨트' 성과를 공유하며 "처음에는 출마가 걱정되는 (민주당 소속 청년) 4명이 용기를 냈던 것이 11명이 되고, 지금은 전국 150명 정도가 됐다. '용기를 모으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용기 공동체'를 꾸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린벨트'는 향후 민주당의 △신인 청년 출마자 격려 △필요한 지식 정보 제공 등의 목표를 달성해가겠다는 비전을 밝히며 간담회를 끝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는 '고민 중'

한편 박 전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아직 고민 중에 있다"며 "주위에서 청년 중심으로 출마했으면 하시는데 당원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하고 있고,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재명 의원과 의미 있는 대결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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