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정치 부재' 극복할 새 리더십으로 국민 신뢰 회복해야"
더불어민주당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은 30일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재명 의원 불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 혁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 16명은 30일 "계파정치를 청산하고, 호남이 민주당 혁신의 발원지가 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의 힘을 모아 내겠다"라고 밝혔다.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 일동은 이날 오후 '혁신 결의문'을 통해 "다가오는 8.28전당대회가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는 강력한 변화와 혁신의 전기가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고질적으로 지적받아온 '내로남불'과 '책임정치의 부재'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은 지난해 4.7보궐선거에 이어 올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당의 심장이었고 이정표였던 호남은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성원했지만, 민주당은 그러한 호남민의 간절한 바람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모습은 상실감에 빠진 지지자들과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보여 주지 못했다.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도 모자랄 판에 내부에서 갈등하고 분열하며 남 탓하기에 바빴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독선과 무능, 국정운영의 퇴행에도 제대로 맞서지 못했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에도 소홀했다"고 반성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는 결국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예고된 패배였다. 지난 반년 동안 민주당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국민들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특히 광주는 다시 한번 민주당에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운영을 맡기면서도, 37.7%라는 전국 최저 투표율로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면서 유능하고 강력한 민생개혁정당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론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높이고, 대의원 투표 반영비율은 낮추는 전당대회 룰 개정과 성별·연령별·지역별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의 지도부 입성 검토를 촉구했다.
결의문에는 △송갑석 △윤영덕 △이병훈 △이용빈 △이형석 △조오섭 △김승남 △김원이 △김회재 △서동용 △서삼석 △소병철 △신정훈 △윤재갑 △이개호 △주철현 의원 등이 참여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전당대회가 친명계와 비명계 구도로 전개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 우려가 커진 가운데, 계파의 중심에 있는 이 의원에게 사실상 당대표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재선 의원 35명도 이 의원을 비롯해 '친문' 계파의 좌장 격인 홍영표, 전해철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전당대회가 계파적 대결로 치닫는 상황을 타개하고, 혁신과 통합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차원이었다. 동반 불출마 대상으로 거론됐던 3명 가운데 이 의원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재선 의원들은 당시 입장문에서 실명을 명시하지 못했고, 이 의원 출마를 반대하는 '연판장' 시도도 무산되는 등 당내에선 주춤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 의원들이 '불출마 요구' 총대를 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