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대통령실 공사 논란' 대표 "법원 가서 얘기하자"
입력: 2022.06.25 00:01 / 수정: 2022.06.25 00:01

이재명 '죽음의 조' 편성에 "이렇게 짜기도 어려워"

다누림건설 대표 김 모 씨는 지난 23일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따낸 배경과 관련된 질의에 헛웃음과 함께 법(원)에서 얘기합시다라고 답했다. /김정수 기자
다누림건설 대표 김 모 씨는 지난 23일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따낸 배경'과 관련된 질의에 헛웃음과 함께 "법(원)에서 얘기합시다"라고 답했다. /김정수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대통령실, '수상한 수의계약' 부실 해명…당사자는 민감하게 반응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논란이 됐던 다누림건설 대표를 만났다고?

-맞아. 지난 23일 <더팩트> 취재진은 다누림건설 대표 김 모 씨를 만났어. 김 씨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왜 이렇게 따라다니느냐"며 따져 물었지. 신경이 무척 곤두선 모습이었어. 김 씨는 "명함과 주민등록번호를 보여달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 또 "아무것도 없으니까 신고하기 전에 그만 따라다녀라"고 말했어. 취재진이 김 대표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었던 '대통령실 공사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는가'라고 물었지만, 김 씨는 "여보세요, 법(원)에 가서 얘기합시다"라고 답했어. 대통령실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당사자도 이야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어.

-대통령실에서는 공사가 시급한 까닭에 수소문을 통해 업체를 알아봤고, 그 결과 다누림건설과 계약하게 됐다고 했어. 이후 특별한 추가 해명은 없었지. 대통령실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 다른 곳도 아니고 대통령실 공사인데 수소문으로 업체를 찾아 맡기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찾은 업체가 하필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작은 회사였으니까. 다누림건설은 설립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기술자격을 갖춘 인원도 2명에 불과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도 3억7314만 원에 그쳤지. 하지만 조달청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7일 다누림건설과 6억8208만 원 규모의 '청사내 사무공간 환경개선'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어. 누가 어떻게 수소문을 해서 다누림건설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는지 궁금증은 여전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른 해명은 하지 않고 있어.

다누림건설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신생 회사로 기술 자격을 갖춘 인원은 2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억7314만 원이지만,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7일 다누림건설과 6억8208만 원 규모의 청사내 사무공간 환경개선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 뉴시스
다누림건설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신생 회사로 기술 자격을 갖춘 인원은 2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억7314만 원이지만,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7일 다누림건설과 6억8208만 원 규모의 '청사내 사무공간 환경개선'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의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제기했던데?

-맞아. 앞서 조달청은 지난 14일 정부 디브레인(디지털 예산회계 시스템)과 연동해 공개했던 대통령실 등 정부 부처 수의계약 검색 시스템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어.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이 관련된 의혹을 숨기려고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 수의계약 논란에 해명 대신 조달청 조회 서비스 중단, 무엇을 감추려 하는 것이냐"고 말했어. 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관련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를 저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닌가. 감춰야 할 내용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계속 증폭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어.

-대통령실은 조달청의 조치가 대통령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요청한 적도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야. 애초부터 명쾌한 해명이 있었다면 이 정도로 의혹이 번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 하지만 대통령실도 당사자도 함구하면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야.

◆이재명, '스타 정치인'의 고충?…쏠린 관심으로 드러난 현실

-민주당이 23~24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열었어. 워크숍 직전까지 이재명 의원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는데, 워크숍에선 분위기가 어땠어?

-이번 워크숍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강력하게 요구해서 마련됐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로 각 모임, 선수별로 민주당 위기에 대한 고민과 의견이 공개되긴 했지만, 모든 의원이 '터놓고 속내까지 이야기해보자'라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야. 우 위원장은 첫날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본인과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마음 상하지 마시라"고 당부하기도 했어. 이전 워크숍과 다르게 일정도 외부 인사 초빙이나 정책 논의 없이 '자유주제'로 온전히 논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준비됐어. 특히 전체 토론뿐만 아니라 팀별 토론으로 다양한 입장을 서로 직접 공유하도록 준비했어. 참석 의원 155명을 무작위 추첨을 통해 15개 조로 나눠서 토론이 진행됐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24일 워크숍 2일째 일정을 마무리하고 행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는 이 의원과 홍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24일 워크숍 2일째 일정을 마무리하고 행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는 이 의원과 홍 의원. /뉴시스

-이 의원이 어느 팀에 속할지 관심이 높았겠는데?

-맞아. 워크숍 전날 재선 의원 그룹이나 친문 전해철 의원이 이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팀별 토론에서 관련 이야기가 안 나올 리 없었으니까. 그런데 첫 일정이 시작되고도 이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 지도부의 인사말이 끝난 뒤에야 30분 지각해서 행사장에 도착했어.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14조'에 속하게 됐는데, 이 팀에는 홍영표, 박광온, 이장섭, 어기구, 송갑석, 허영, 고용진, 홍성국, 김의겸 의원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지. 이 의원의 '조 추첨' 현장을 지켜본 취재진 사이에선 "죽음의 조다", "짜려고 해도 이렇게 할 순 없을 것" 등의 반응이 터져 나왔어.

-실제 14조에 속한 의원들은 밤 10시 넘도록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이 나왔다고 해. 고용진 의원은 14조 토론에 대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뜨거운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면서도 "이 의원의 전대 출마 문제 관련해 각자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했다"고 전했어. 홍영표 의원도 이 의원에게 출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어. 그는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을 단결시킬 수 있고 통합시킬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과연 이 의원이나 제가 출마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해보자고 했다"고 전했어. 이 의원과 홍 의원은 워크숍 일정을 마무리하고 카메라 앞에서 잠깐 악수하면서 웃었는데, 옆에서 직접 보니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어.

-'책임론'으로 워크숍 자리가 편하지는 않았을 텐데, 이 의원의 모습은 어땠어?

-이 의원은 일정 시작 직전 나타나더니, 끝나고 나선 김병욱 의원 등 친한 의원들하고 악수하는 정도였어. 취재진이 따라붙으니 혼자서 1층으로 곧장 내려가더라고. 거기에서 서영교 의원 등하고 좀 이야기하고, 설훈 의원하고는 사진을 찍었어. 이 의원은 "설 의원이 요청해서 찍었다"라고 말했어. 카메라가 이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찍다 보니 선배 의원들하고 어울리지 못하고 고독해 보인다는 느낌도 들었어. 다른 의원들은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했지만, 이 의원은 10분 정도 자신을 알아본 지지자들하고 사진 찍고 자리를 바로 떴어. '스타 정치인'의 고충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어(웃음).

민주당의 23~24일 국회의원 워크숍은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박숙현 기자
민주당의 23~24일 국회의원 워크숍은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박숙현 기자

-다른 의원들은 어떤 모습이었어?

-모 의원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하는 자리였다"고 하더라고. 또 "다른 조도 열심히 토론했는데 기자들이 14조에만 관심 갖고 물어보더라"면서 내심 아쉽다는 뜻을 내비쳤어. 대선 주자였던 이 의원에게만 쏠리는 민주당의 현 상황을 반영한다고도 했어.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은 묻힐 수밖에 없다는 거지. 어쨌든 워크숍을 계기로 마음속에만 담아뒀던 이야기들은 다 나온 것 같아. 이렇게 분출한 의견들이 앞으로 당의 쇄신을 위한 동력이 될지, 내홍의 불씨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해.

◆'성희롱 발언' 최강욱,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징계에 '재심' 신청

-지난 지방선거 국면에서 온라인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처분을 받았네?

-최 의원은 지난 22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어. 윤리심판위원인 김회재 의원은 징계 배경에 대해 "(최 의원이) 법사위 줌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 보좌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해명 과정서 이를 부인하면서 계속해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이 건으로 인해 당 내외에 파장이 컸고 비대위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권 조사를 요청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어.

-김 의원에 따르면, 회의 당시가 담긴 녹취록이나 영상 등의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피해자들을 직접 조사했고 기타 간접적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최 의원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정하는 데 있어서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해.

-최 의원은 억울해하는 것 같던데.

온라인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신청했다. /윤웅 기자
온라인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신청했다. /윤웅 기자

-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재심 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어.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 회의 당일에도 직접 나와서 소명했고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어.

-이에 23일 회의 참석 당사자가 최 의원이 쌍지읒이 아니라 '쌍디귿'으로 시작되는 그 말을 회의 당시 두 번 했다는 증언을 한 것이 보도되기도 했어.

-당시 회의 참석자는 한 방송을 통해 "처음 그냥 사과하고 끝냈으면 이렇게 일이 크게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징계 처분을 두고도 "'쌍지읒(짤짤이)'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이렇게 커진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심경을 밝혔어.

-사석에서 한 의원은 최 의원의 대처를 두고 "중징계인 건 맞다"며 "깔끔히 사과하고 넘어갔으면 이렇게 커지지 않을 일인데 계속 부정하니 일을 더 키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어.

-하지만 최 의원은 계속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앞서 최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을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 문의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최 의원의 재심 신청을 두고 "한없이 부끄럽다"고 페이스북에 밝혔어. 최 의원이 재심을 신청하면서 진실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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