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를 '이모'라 불렀던 코바나컨텐츠 직원도 봉하마을 일정 동행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일정에 대통령실 직원 및 경호원 외에 대학교수 지인 A 씨(빨간색 동그라미) 한 명만 동행했다고 14일 밝혔지만, <더팩트> 취재 결과 코바나컨텐츠에서 일했던 직원 B 씨(파란색 동그라미)가 한 명 더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와 수행원들이 지난 13일 오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허주열·김정수 기자] 김건희 여사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동행한 수행원은 지인 한 명이 아니라 최근까지 김 여사가 대표를 역임한 코바나컨텐츠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한 명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 여사의 13일 첫 단독 공식 행보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함께했지만, 대통령실 측은 김 여사의 봉하마을 일정에 지인 '한 명'만이 동행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알려진 A 씨, 다른 수행원 B 씨는 이번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특히 두 사람은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2월 14일 오후 코바나컨텐츠에서 B 씨를 만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당시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하루 전으로 김 여사의 선거운동 참여 여부 취재를 위해 코바나컨텐츠를 방문한 것이었다.
당시 B 씨는 자신을 코바나컨텐츠 직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대화 도중 김 여사를 '이모'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김 여사 부부의 반려견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가끔 돌본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코바나컨텐츠 전무로 근무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수행원들이 13일 오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헌화 및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김 여사 일정을 수행한 지인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은 달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때 대통령실이나 부속실 직원 외에 다른 분들이 동행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확인 부탁드린다'는 질문에 "대학교수인 지인 분이 '한 분' 같이 가셨다고 들었다"며 "아마 (김 여사와) 잘 아는 분인가 보다. 그래서 동행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인사를 두고는 전날부터 온라인상에서 '인천 소재 무속인'이라는 루머가 확산됐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 지인이고, 대학교수라고 한다"며 "무속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가 '코바나컨텐츠 직원은 아닌가'라는 질문엔 답하지 않으면서 "다른 직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도 "(김 여사의) 대학교수 지인으로 알고 있다"며 "(김 여사의) 지인은 한 분만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다 부속실 내지는 경호처 직원들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측은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함께한 지인을 '한 명'(A 씨)이라고 확인해 준 셈이다. 그렇다면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던 B 씨는 부속실에 채용이 됐거나, 아니면 대통령실 관계자가 두 명의 지인 수행원을 한 명으로 축소해 기자들에게 설명한 셈이 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 대변인실 핵심 관계자와 다른 관계자에게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로 관련 질의를 했지만, 대변인실은 오후 4시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14일 오후 방문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김정수 기자 |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영부인의 의전과 일정 등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윤 대선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했고,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제2부속실 폐지는 공약"이라며 "이것은 폐지다. 그대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1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조직 개편이 발표될 때 제2부속실은 사라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김 여사가 공식·비공식 일정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고, 대통령 집무실 등에서 찍은 사진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기존 부속실 안에 평소에는 다른 업무를 하는 직원 중 일부가 김 여사의 일정이 있을 때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쪽으로 김 여사 일정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더팩트> 취재진은 A 씨와 B 씨가 현재도 코바나컨텐츠에 재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현장 취재가 불가능했다. 사무실 앞 경호를 맡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코바나컨텐츠 내부는 상부 명령에 따라 출입 자체가 안 된다"며 "경찰서 경비부서 등에 (취재 가능 여부를)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는 코바나컨텐츠 대표서 퇴임하지 않았나, 왜 이곳을 경찰이 지키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허가를 받으면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답변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취재진은 코바나컨텐츠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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