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비대위' 공식 출범…개인 메시지 줄이고 '화합' 강조
입력: 2022.06.14 00:01 / 수정: 2022.06.14 00:01

전준위원장 4선 안규백, 선관위원장 3선 도종환 위촉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난이, 이용우, 한정애 비대위원, 우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박재호, 김현정 비대위원. /국회=남윤호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난이, 이용우, 한정애 비대위원, 우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박재호, 김현정 비대위원.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우상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 출범했다. 8월 말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두 달 여정의 첫날, 우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원들은 '화합과 쇄신'을 외치며 당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다만 지난 3월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첫날처럼 '온정주의 철폐' 같은 당의 문제점을 관통하는 '강한 메시지'는 부재했다.

이날 비대위는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우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 묘소 방명록에 "남북정상회담일. 6.13 평화를 생각하며 정치적 스승님께 인사드렸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참배 이후 국회로 돌아와 개최한 비대위 첫 회의에서 우 위원장은 '강한 야당'으로서의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반면 비대위원들은 '화합'을 외치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올 수 있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 등 '잡음'을 최대한 봉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위원장은 회의에서도 현충원 참배에 이어 '김대중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22년 전 이날이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역사적으로 첫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비대위를 시작하는 오늘, 역사적 정상회담에서 이어진 '평화정신'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날 북한의 방사포 발사 이후 영화관을 찾아 '브로커'를 관람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여러 가지 문화 행사에 참석해 문화 융성을 돕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때와 장소가 적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의 안보관을 직격하기도 했다.

우 위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대치 상황인 법사위원장 문제와 원 구성 협상을 두고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원 구성 공전을 두고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당이 양보안을 먼저 내놔야 한다"며 압박했고, 법사위원장 문제는 전제 조건(법사위가 상원처럼 군림해서 모든 상임위의 주요 법안의 내용까지 관여하지 않는다)을 지키지 않고 '법사위원장을 넘겨준다'는 합의만 지키라는 모습은 '본말전도'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기 위해 현충탑에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기 위해 현충탑에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비대위원들은 전당대회 전까지 민주당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쇄신과 화합을 외쳤다.

3선의 한정애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으로 후보에 올랐을 때 많은 분이 '축하한다'는 연락을 줬는데, 축하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당의 상황을 상기시켰다. 그는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말'이 갈등이 아닌 '건강한 토론'이 될 수 있게 비대위원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선의 박재호 비대위원은 "서로 갈라져 싸우지 않고 화합하는 민주당이 돼야 국민이 사랑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초선의 이용우 비대위원도 "재보선,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연이어 3번을 졌다"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서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원외인 김현정 비대위원은 원외 위원장들의 회의 결과를 밝히며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은 혁신과 쇄신의 선행과제"라고 지적했고, 30대 여성 호남 구의원 당선자인 서난이 비대위원은 "대선과 지선의 패배 원인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전당대회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혁신 무대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민주당이 민심을 놓친 것에 대한 선거 패배 요인 분석 등을 통해 '팬덤 정치'를 넘어선 '대중 정치'로의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달이라는 시간의 한계에 부딪힌 듯, 대선 패배 이후 꾸려진 지난 3월의 비대위 첫날 메시지와 비교하면 이번 비대위는 새 지도부를 '지원'하기 위한 역할에는 충실하되, 비대위원 개개인이 표출할 수 있는 '강한 메시지'는 줄였다.

지난 3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첫날 민주당의 소극적인 성 문제 대응을 꼬집으며 △성폭력·성비위·권력형 성범죄 무관용 원칙 도입 △여성·청년 공천 확대 △정치권 온정주의 철폐 등을 민주당이 지방선거 전 도입해야 할 과제로 언급했다. 권지웅 전 비대위원은 20년간 입법이 무산됐던 '평등법 제정'을 꺼냈고,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이소영 의원도 첫날 '다당제 정치개혁'을 선결 과제로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에 4선 안규백 의원을,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3선 도종환 의원을 위촉했다. 비대위는 특히 전준위 구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늦어도 금주 안으로 인선을 완료하기로 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려면 물리적으로 최소한 6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향후 비대위 활동에 대해 "당내에서 (계파 없이) 중립적이고 경험이 많은 의원들 위주로 구성했으니, 우선 대선과 지선에 대한 평가와 전당대회 준비, 당내 혁신 문제 등을 고루 잘 해결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선 평가에 있어서는 철저해야 하고,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전대 룰이나 전준위 관리 등에 있어서 '공정'해야 한다. (전대) 후보들이 '혁신과 통합'을 키워드로 경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당의 성찰에 대해서도 미래와 혁신의 가치를 잘 살릴 수 있게 이끌어가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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