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정진석 '설전'에 당원도 갈라져…與 분위기 '싸늘'
입력: 2022.06.10 00:00 / 수정: 2022.06.10 00:00

李, 귀국하자마자 鄭 '직격'…당 내부 우려도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6·1 지방선거 완승 이후 이준석 대표와 당내 중진이자 국회 부의장인 정진석 의원 간 설전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원들마저 이리저리 갈라지고 있어 보수 여당의 분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표는 9일 정 의원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필 외국에 방문할 때 상당히 사실관계가 맞지 않고 공격적인 언사로 대표에게 공격을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은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정 부의장이 적시한 내용은 허위다. 정부나 대통령실과 상의 없이 갈 수 없는 일정"이라며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 할 법한 이야기를 대한민국 국회 부의장이 말씀하셨다는 것은 악의가 있거나 굉장히 정보에 어두운 상황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셔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당내 어른이라면 전후관계를 파악하고 내지를 수 있는 것인데, 어떤 의도나 진정성보다는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분란을 일으키자는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보여 그 자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정 부의장께 말씀드리는 것도 아니고 다들 지금 상황에서 자기 정치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당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 또는 정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많이 보인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당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 또는 정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많이 보인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이 대표와 정 의원 지난 6일부터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혁신위원회 구성 문제, 정미경 최고위원이 분당을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을 맡는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적당히 하라' '개소리' '나쁜 술수' '싸가지' 등 거친 표현이 섞인 말을 주고받으며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5선 중진인 당내 '어른'과 0선의 '청년 대표'의 세대 간 시각차도 드러났다.

이처럼 이 대표와 정 의원의 장외 설전이 길어지자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을 마친 뒤 "소모적 논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렸다. 한 중진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있는데, 자칫 당에서 싸움판이 벌어진 것처럼 비칠 수 있는 소통 방식이 적절치 못하다"며 "국민과 당원이 실망하지 않게끔 (설전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덩달아 당원들도 갈라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당의 지지에 방해가 된다는 내용이 많이 보인다. 반대로 정 의원과 이른바 '윤핵관'을 향해서도 이 대표를 흔들지 말라는 내용의 비판 글도 상당수 있다. 당이 세력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양쪽 모두를 지적하는 여론도 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피로감이 엿보인다. 사퇴론이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성 상납 및 금품수수 의혹 자체를 문제 삼거나 이 대표가 혁신위를 띄워 '호위대'를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의심하는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퇴론 배경에는 'SNS 정치'와 3·9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잠행, 성별 갈라치기 등의 이유도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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