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비대위원장 우상호 앞 '세 가지' 과제
입력: 2022.06.09 00:00 / 수정: 2022.06.09 00:00

계파 갈등 봉합·전당대회 준비·당 쇄신…혁신형 아닌 관리형 비대위 그칠 듯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당장 우 위원장 앞에는 계파갈등 봉합, 전당대회, 쇄신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선화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당장 우 위원장 앞에는 계파갈등 봉합, 전당대회, 쇄신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지난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비대위원장으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맏형'이자 4선 우상호 의원이 추대됐다. 앞으로 두 달 간 우 의원은 당내 내홍 수습, 전당대회 준비, 당내 쇄신 추진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짧은 기간 운영되는 만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의원총회 결과, 우 의원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직에 당내 현역 중진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우 의원을 추천했고, 이에 의원들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에 여러 갈등이 존재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원만하게 해나갈 수 있는 현역 의원이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의원들에게 의견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거의 이견없이 수용해줬다"고 전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 의원은 대표적인 '586' 정치인이다.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당시 1년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탄핵 정국을 이끌었다. 우 의원은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고 인맥이 두텁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민주당 '586 인사 중 가장 먼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이기도 하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 의원은 대표적인 586 정치인이다.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당시 1년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탄핵 정국을 이끌었다. 우 의원은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고 인맥이 두텁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민주당 586 인사 중 가장 먼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이기도 하다. /남윤호 기자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 의원은 대표적인 '586' 정치인이다.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당시 1년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탄핵 정국을 이끌었다. 우 의원은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고 인맥이 두텁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민주당 '586 인사 중 가장 먼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이기도 하다. /남윤호 기자

우 의원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뽑힌 이유는 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 이후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간 계파 갈등으로 혼란에 빠진 민주당을 수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우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본인이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기득권을 내려 놓았고 당내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정무적 판단력이나 감각이 좋고, 특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왔기 때문에 치우치지 않는 조정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위기 잘 타개할 수 있는 강점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히 야권은 당의 위기 상황 속에서 출범하는 비대위는 '독배'인 만큼 우 의원의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선당후사'로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는 오는 10일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추인을 완료하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우 의원에게 안겨진 과제는 크게 △당내 계파 갈등 수습 △전당대회 선출 방식 점검 및 준비 △당내 혁신 추진 등 세 가지다.

7일 이재명 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7일 이재명 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선거 패배 후 분출한 계파 갈등은 차기 당권을 노리는 8월 전당대회와 연계돼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6·1 지방선거 참패를 이유로 당내에선 '이재명 책임론'으로 갑론을박하고 있다. '친문'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이 의원의 '명분 없는 출마'를 지적하며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이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려는 '친명' 의원들은 이러한 지적이 오히려 '이재명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당대회 선출 방식을 가지고도 현재 당내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경선 투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와 일반당원 5%로 진행된다. 이재명계 의원들과 당내 강경파 등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서 대의원 투표 비중을 낮추고 권리당원 비중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권리당원 자격도 대선 이후 신규 가입한 당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행 당비 6개월 납부에서 3개월 납부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이 8월 전당대회 전까지 계파 갈등은 봉합하면서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비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선과 지선 기간에도 꾸준히 제기돼 온 당 쇄신과 혁신 방안도 비대위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내정된 비대위원 면면을 보면 '온건하고 중립적'이라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위기의 당을 '수습'하는 '관리형'에만 그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평가에 기초한 성찰과 반성에 기반한 당 쇄신이 있어야 한다. '혁신형 비대위'라고 표현한 건 바로 이 지점"이라며 비대위가 '평가' 부분에서 객관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비대위의 평가를 바탕으로 차기 지도부가 제도적이고 지속적인 당 쇄신을 이끌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이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당이 '혁신'을 얘기한 만큼, '악역'을 자처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비대위원장은) 우선 계파적인 부분이 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으니, 그런 오해에서 자유로운 분이어야 할 것"이라며 "또 하나는 앞으로 당을 위해 개혁이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중심을 잡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강심장'이어야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전당대회 준비'에만 집중하는 모양새에 그칠 것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내놨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비대위원장(선출)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나는 비대위원장의 권한(공천권·당헌 당규 개정 권한 등)이 없다는 것, 또 활동 기간도 두 달로 규정돼 있다 보니 결국 전당대회 준비만을 위한 원론적이고 실무적 비대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봉합될 수 있는 갈등이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 "(계파 갈등 조정에 대한)비대위원장의 역할은 별로 의미가 없을 거다"라고 예측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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