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론 뚫고 당권 도전? 계파 갈등 뇌관
입력: 2022.06.08 06:01 / 수정: 2022.06.08 06:01

친명계 '대안 부재론' 들고 지원 사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에 등원해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에 등원해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초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이 임박했다. 친문계(친문재인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대안 부재론'으로 내세우며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로 출범할 비상대책위원회의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당권 투쟁을 두고 계파 갈등은 당분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이 의원의 국회 첫 출근길 일성에 관심이 쏠렸다. 지선 참패 이후 선거를 총지휘한 그를 향해 '책임론'이 쏟아졌지만 이 의원은 지난 1일 당선 소감 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지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해선 안 된다는 측과, '책임 정치' 차원에서 오히려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이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다.

이날 침묵을 깬 이 의원은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전당대회 부분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있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말을 아꼈지만, 이 같은 입장 표명을 두고 이 의원이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이 의원의 첫 등원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이선화 기자
친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이 의원의 첫 등원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이선화 기자

이 의원과 가까운 '친명(친이재명)계'도 '이재명 당권 도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정청래, 김용민 의원 등은 전당대회 룰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40%, 권리당원 4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실시하고 있는데, 친명계 인사들은 이 가운데 권리당원 기준을 현행(선거권 행사 6월 전 입당·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 납부)보다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에 가입한 신규 당원에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취지로, 이 의원에 유리한 방안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투표 비율 조정 문제와 관련, 게임을 앞두고 '룰'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오히려 전대를 앞둔 시기에 개정작업을 더 역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친명계'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중도 성향 의원들 중에서도 이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의원이 비주류 출신으로, 정치적 빚이 없고 계파가 없어 당 혁신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조직력 구축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친명계' 의원 10여명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전해철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재명 당대표 불가론'을 내세웠지만, 이들이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설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600만 이상 득표력을 보였던 이재명 의원을 부인할 수 있겠는가. 다른 대체 주자가 나오지 않는 한, 이 의원의 존재가 있는 한 이 의원을 옹호하는 쪽이 더 세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미 (이 의원의 당권 도전) 득실 계산은 끝났을 것"이라며 "'대안 부재론'을 들고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비대위가 출범해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하면 차기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당내 계파 간 갈등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우상호 의원은 "당내에서 불거진 여러 갈등 요소를 빨리 수습해 민주당이 한목소리로 다음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전당대회가 8월에 예정돼 있다. 새 지도부를 잘 선출하도록 준비와 관리를 잘 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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