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구 지방선거 투표율 '최저'…지역주의 균열 신호탄?
입력: 2022.06.05 00:00 / 수정: 2022.06.05 00:00

광주, 3·9 대선 투표율 81.5%…지방선거 37.7%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기면서, 역대 7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을 끌어올릴 이슈와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동률 기자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기면서, 역대 7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을 끌어올릴 '이슈'와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겼다. 역대 8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점과 투표 열기를 고조시킬만한 굵직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중 여야의 표밭으로 불리는 광주·대구 투표율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유권자 4430만3448명 가운데 2245만7894명이 참여한 50.9%를 기록했다. 4년 전 지방선거(60.2%)보다 9.3%포인트, 올해 3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77.1%)보다 26.2%p 하락한 수치다.

◆ '역대급' 사전투표율에도 시들한 지방선거…'이슈' 없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달 27~28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20.6%를 기록해 역대급 투표율이 점쳐졌다. 하지만 본투표는 30.1%에 그쳐, 지방선거에서 약 20년 만에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제3회 지방선거(48.9%)보다 고작 2%p 높았다.

저조한 투표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유권자의 낮은 관심도'가 꼽힌다.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탓에 지방선거의 목적인 '중간평가' 성격이 옅어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었던 민주당을 지난 대선에서 이미 심판했다는 것이다.

'마의 60%'를 넘긴 2018년 지방선거에 비해 굵직한 이슈가 없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4년 전에는 선거 전날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국민의 주된 관심이 정치 이슈에 쏠려 있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도 79%에 달했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정국을 거친 탓에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극심했을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주요 정책적 쟁점도 눈에 띄지 않았다. 투표율을 끌어올릴 견인책이 부족했다.

특정 진영논리의 색채가 짙은 광주와 대구가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다양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37.7%라는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광주를 두고 유권자들이 사전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동률 기자
특정 진영논리의 색채가 짙은 광주와 대구가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다양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37.7%라는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광주를 두고 유권자들이 '사전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동률 기자

◆ 광주 37.7%, 대구 43.2% 투표율 '최하위'

영원한 지역주의의 '심장'으로 평가받던 광주와 대구가 나란히 투표율 최저 1, 2위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광주는 전체 투표율 37.7%로 가장 낮았고 대구가 43.2%로 뒤를 이었다. 광주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30%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81.5%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기에 충격이 두 배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 대선보다 26.2%p 하락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광주 투표율이 43.8%p 하락한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각 진영 지지층의 '절박감'이 과거보다 줄어들면서 결집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전통적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 속에 여권의 압승이 어느 정도 사전에 점쳐지면서 여야 지지층 모두의 투표 의욕을 저하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당의 '텃밭' 격인 대구와 광주에서 투표율이 뚝 떨어진 것 역시 이같은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울어진 판세' 속에 굳이 투표장을 나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유권자들이 많았을 수 있다.

또, 두 지역 모두 진영논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탓에 단독 출마로 인한 무투표 당선 등의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광주의 경우 광산구청장을 비롯해 광주시의원 절반 이상이 민주당 단독 후보로 출마했다. 대구의 경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광주의 낮은 투표율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보내는 '사전경고'의 의미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당시 국민의힘이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내걸었던 표심 구애 행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5·18 행사에 참석하는 등 광주 시민의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면서 "낮은 투표율은 국민의힘 후보를 뽑고 싶어도 당선될 확률이 극히 작기에, 무투표라는 집단적 의지를 표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호남권 득표율 10%대를 기록했다. 목표치 20%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주의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향후 2년 뒤에 치러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호남권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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