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민주당 비대위 총사퇴...박지현은 '토사구팽'?
입력: 2022.06.04 00:00 / 수정: 2022.06.04 00:00

대역전극 '김동연 49.06%-김은혜 48.96%'...강용석은 역적?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박 위원장의 사퇴를 두고 민주당이 당의 청년 정치인을 이미지 소비용으로만 사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박 위원장의 사퇴를 두고 민주당이 당의 청년 정치인을 이미지 소비용으로만 사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지방선거 참패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박지현 행방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6·1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정했지?

-비대위는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이후 100분 뒤인 11시 40분 공식 입장 발표 회견을 통해 총사퇴 의사를 밝혔어. 비공개회의 동안 기자들은 회의 진행 장소인 국회 본청 민주당대표 회의실 앞 복도에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기 중이었어. 회의 중간마다 배재정, 조응천 비대위원, 윤호중 비대위원장 등이 복도를 지나가기도 해서 기자들이 그들을 붙잡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냐'고 묻기도 했지.

-대부분은 침묵하고 회의장으로 다시 들어갔는데, 조응천 의원만 "한 명씩 돌아가면서 얘기하고 있다"라며 회의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어.

-사퇴 기자회견 후에 고용진 대변인이 말하길, 이날 회의에서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고 대선 이후 비대위원이 구성되고, 지선이 사실상 패배를 겪은 이후 소회들을 나눴다고 했어. 또 지선 이후 비대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고 하더라고.

-지선 전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이른바 '5대 쇄신안' 국민 발표를 두고 갈등을 겪었던 것 같은데. 그거 관련해서는 어떤 말이 안 나왔어?

-고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은 그런 얘기를 안 했다고 하네. 다만 향후 혁신위 기구 구성이나 운영 방식에 관해서는 '절차를 거치면서 의논해가면서 다듬어질 것'이라고 했어. 사실 박 위원장도 떠나고, 두 위원장 갈등으로 지선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보니 혁신위 추진은 무리이지 않을까 하는 게 중론인 듯싶어.

지난 2일 민주당 비대위는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는 의미에서의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지난 2일 민주당 비대위는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는 의미에서의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대선부터 지선까지 민주당 레이스를 달렸던 '샛별 정치인' 박 전 위원장의 사퇴 소감도 궁금한데.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 출범 30일도 안 된 정부를 견제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을 바꿨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어. 그는 이어 "사람을 바꾸고 혁신을 약속하면 국민들은 다시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며 "정치 신인인데도 변화를 약속하고 당선된 김동연 당선인이 이를 증명한다. 당권과 공천에 맞추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상식에 맞추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충고도 잊지 않았지.

-끝으로 박 전 위원장은 대선 당시부터 자신을 '불꽃대장'이라 지칭하며 지지를 보냈던 '2030 여성들'에게 "여러분의 지지와 염원은 결코 잊지 않겠다"며 "이번에는 졌지만 아직 우리의 희망을 포기할 때는 아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 길을 열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어.

-박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행보도 궁금한데?

-그러게. (웃음) 박 전 위원장의 경우, 그간 던진 메시지들이 당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비판, 또 고루한 민주당 이미지에 새로운 바람을 주입했다는 호평이 갈렸었지. 당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도 민주당에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로 제기됐던 거고. 이대로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에서 더는 역할을 하지 않게 된다면 청년 정치인을 이미지 소비용으로만 사용하고 토사구팽했다는 비판도 거세지지 않을까 싶어.

-박 전 위원장 본인도 비대위원장 경험 이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어. 당장은 어렵더라도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는 지지자들도 계속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어. 좀 기다려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천신만고 끝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제압했다. 김 당선인이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뒤 아내 정우영 씨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천신만고 끝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제압했다. 김 당선인이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뒤 아내 정우영 씨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극적인 역전·역적된 강용석…화제의 '경기지사' 선거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지역은 단연 경기도지사 선거 꼽혀. 피 말리는 초접전 끝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간발의 차로 이겼어. 이제는 김동연 당선인 신분이야. 드라마도 이런 식으로 만들면 욕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야.

-그렇긴 해. 지난 1일 저녁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당선인보다 0.6%포인트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지. 실제 개표 초반부터 김은혜 후보가 선두로 달렸던 것도 사실이고. 김동연 당선인의 승리는 불투명해 보였지. 그런데 2일 새벽 1시쯤부터 김동연 당선인과 김은혜 후보 간 격차는 점점 줄어들더니, 개표율 96.5%를 보였던 5시 30분쯤 역전됐어. 다들 알다시피 김동연 당선인이 49.06% 득표율로, 48.96%의 김은혜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어.

-표로 따지면 8913표 차이잖아. 정말 극적인 역전승이라고밖에 달리할 말이 없을 것 같아.

-맞아. '이게 가능해?'라는 반응이 많았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 선거인수 1149만7206명 가운데 582만631명(50.6%)이 투표했어. 결과적으로 김은혜 후보가 8914표를 얻으면 선거에서 이겼을 텐데, 8914표는 투표한 경기 유권자들 비중에서 0.15%밖에 되지 않더라고. 김은혜 후보로서는 선거 결과가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아.

-보수 진영에선 무소속 강용석 후보를 원망하고 있다던데.

지난 1일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8400여 표 차로 석패했다. 보수 지지자들은 범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강용석 무소속 후보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임영무·이새롬 기자
지난 1일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8400여 표 차로 석패했다. 보수 지지자들은 범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강용석 무소속 후보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임영무·이새롬 기자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강 후보 때문에 표가 갈렸고, 이에 따라 김은혜 후보가 낙선했다는 게 보수 지지자들의 시각이야. 강 후보는 5만4758표를 얻었거든. 이 표가 김은혜 후보로 갔다면 이기고도 남았을 거라는 주장이야.

-강 후보를 향한 표심이 반드시 김은혜 후보로 간다는 보장은 없지 않나?

-물론 예단하긴 어렵지. 혹자는 이런 사견을 내놓더라고.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받은 표를 합하면 6만1000여 표인데, 범보수-범진보 표심 모두 갈렸다는 측면에서 강 후보 때문에 김은혜 후보가 고배를 마신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취지였어.

-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차명진 전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분명 강 후보는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무시당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원인을 대한민국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고 강 후보의 책임론을 반박했어. 국민의힘은 4월7일 강 후보의 복당을 불허했어. 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지.

-어찌 됐든 강 후보는 보수 지지자들에게 제대로 찍힌(?) 것으로 보여.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함께 운영했던 강 후보와 김세의 대표의 내분설이 돌기도 하고 말이야. 이래저래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많은 이슈를 남긴 듯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평일과 주말에 기념사진을 촬영한 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팬카페 건사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평일과 주말에 기념사진을 촬영한 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팬카페 '건사랑' 갈무리

◆'김건희 팬클럽' 사진 논란 키운 대통령실 '오락가락' 해명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평일'과 '주말'에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을 본인 팬카페를 통해 공개해 논란이 일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김 여사가 평일인 지난달 27일(금)과 주말인 28일(토) 윤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 및 대통령실 청사 앞마당을 방문한 사진이 팬클럽 '건사랑', '건희사랑'에 올라왔어.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기자들의 확인 요구에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해. 대통령실은 핵심 보안시설로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경우 사진 촬영이나 녹음이 불가능해. 이에 김 여사가 왜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했고, 방문한 사진을 누가 촬영했으며, 어떻게 그 사진이 팬클럽으로 넘어간 것인지 등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어.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처음에는 "근무하는 날은 아니고 주말에 행사(7대 종단 지도자와 오찬) 하고 보고받고 일을 다 마치고 잠깐 반려견이 (김 여사와 함께) 와서 산보하고 그랬던 거 같다"며 "대통령 부부의 공식 일정이 아니고 사적으로 보내는 시간이어서 그런 모습 사진을 찍거나, 사진을 일일이 (대통령 대변인실이) 받아서 사진을 내보낸다고 하기보다는 (윤 대통령 부부가) 알아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휴일에 (김 여사가) 대통령실 안으로 들어올 경우는 대변인실에서 관련 사진을 받아서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어. 주말에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실 청사와 집무실을 방문한 게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었지.

-이는 사태 파악을 제대로 안 하고 기자들에게 해명을 한 거였어. 팬클럽에 공개된 사진을 잘 보면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용산 청사 인근 투표소에서 6·1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한 날인 27일 처음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했어. 그런데 대통령실 측은 다음 날(토) 반려견과 재차 방문한 것만 두고 뭐가 문제냐고 한 거야. 김 여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허위 학력·경력 의혹' 등이 제기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한 내조에 힘쓰겠다고 스스로 밝혔고, 윤 대통령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어. 그런데 평일에 남편이 일하는 대한민국 핵심 보안구역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그걸 팬클럽에 올린 게 과거 언행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어.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밭과 대통령 집무실을 함께 방문한 모습. /페이스북 건희 사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밭과 대통령 집무실을 함께 방문한 모습. /페이스북 '건희 사랑' 갈무리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가 지금 하는 것은 조용한 내조가 아니라 '셀럽' 생활 자랑하기"라며 "약속대로 조용한 내조를 하라"고 촉구했어.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집무실은 공적인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 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물론, 그 이전 대통령 부인도 (공적인 업무 외에) 집무실을 방문하고, 사진을 공개한 일이 없다"고 꼬집었어. 특히 김 씨는 "대통령의 동선이, (집무실이라는) 공적 공간이 부인 팬클럽 (SNS의) '좋아요' 대상이 된 것"이라며 "그래서 하루가 멀다고 부인의 옷, 슬리퍼, 안경, 가방 사진이 공개되고 가격 정보와 완판 소식이 마치 '국정 정보'라도 되는 듯이 쏟아진다. 이 대통령 놀이,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하자"고 질타했어.

-여기에 대통령실의 이상한 해명이 의혹을 더 키웠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보안 규정은 제대로 지킨 것인지, 누가 사진을 촬영한 것인지를 묻는 말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통령직 직원은 아니다"라며 "그 상황에서 찍을 수 있는 분이었다"고 해명했어. 제2부속실을 폐지했는데 평일과 주말에 김 여사와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한 사람이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면 대체 누구냐는 의혹이 커졌어. 이에 20여 분 뒤 이 관계자는 다시 기자들을 만나 "김 여사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찍은 사진"이라고 말을 바꿨어. 또 김 여사의 보안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했고, 사진을 팬클럽에 전달한 사람 사람은 "김 여사일 것 같다"고 했어.

-말을 바꿨지만, 의혹이 다 가시지는 않았어. 김 여사의 (휴대폰)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찍었다고 했는데, 팬클럽에 공개된 사진 중 하나에는 김 여사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진도 있거든.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여러 개 쓰는 것 같다"며 "확실하게 이야기하려면 여러 사람에게 물어봐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어. 김 여사의 평일과 주말 대통령 집무실 방문을 대통령 대변인실에서 정말 모르고 있었는지, 알고도 모른 척한 것인지는 '사적 영역'이라며 답하지 않으니 알 수 없어. 다만 대통령실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 해명으로 더 혼란을 부추긴 것은 분명해 보여.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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