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광역' 12곳 승리…협치·민생 선도 중요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1일 실시한 제8회 전국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17곳 광역자치단체(시·도지사) 중 12곳에서 깃발을 꽂았다. 석패한 경기와 호남·제주는 내줬으나 결과적으론 완승을 거뒀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7곳 중 5곳에서 이겼다. 지난 3월 정권 교체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게 됐다. 민심을 등에 업은 윤석열 정부는 국정 운영에 탄력을, 집권 여당은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승리는 예측됐고, 이변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출범 초기의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들어 맞았다. 아울러 민주당의 성 비위 의혹과 지도부 내홍,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대선 패배 주역들의 출마, 여러 실언 논란 등이 겹쳐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많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광역자치단체 단 2곳(대구·경북) 승리에 그쳤다. 심지어 전통적 텃밭인 부산·울산·경남도 민주당에 내줬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까지도 민주당의 차지였다. 제주에서 승리했던 당시 무소속 원희룡 후보까지 국민의힘으로 보더라도 14 대 3, 참패였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치욕적인 완패를 민주당에 되갚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4년 전 과거와 현재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진영이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는 점이 첫 번째다. 2017년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뒤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홍준표 당시 대표의 태도 논란과 내홍 사태 등으로 당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현재의 민주당처럼 강도 높은 쇄신도 개혁도 없었다. 결과는 지방선거 참패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사퇴한 것도 닮은 꼴이다. 과거든 현재든 어김없이 '책임론'이 분출됐고 민주당 비대위 전원은 이날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4년 전 6·13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이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도 사퇴했다. 또,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초기에 국민이 힘을 실어줬다는 점도 그렇다.
'민심의 무서움'을 강조한 것도 판박이다. 이준석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에 몰아주신 강한 지지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며 "저희에게 주신 이 큰 권한, 큰 신뢰, 절대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받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도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민선 7기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승리하면서 크고 작은 내홍을 겪었다. '원팀' 정신이 실종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벌써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잠재적 대선주자'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갑)이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고,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계파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10년 주기 정권 교체설'이 3·9 대선에서 깨진 것처럼 향후 2년 뒤 있을 총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민심은 선거로 심판하기 때문이다. 협치와 소통으로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성과를 내는 정당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 연승에 도취한다면 2024년 총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과거가 말해주고 있다. 잘 나갈 때를 조심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