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방선거 압승에도 호남 석권 '실패'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다만, 호남과 제주는 민주당이 우세를 보인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승이 유력하지만, 광주·전남·전북 광역단체장 선거는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선에 이어 전국 단위 선거 2연승을 눈앞둔 국민의힘은 지역주의를 허물지 못했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0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서울·부산·대구·인천·울산·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호남 3곳과 제주에서 우세가 예측됐다. 경기·대전·세종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강기정 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던 강 후보는 주기환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날 밤 23시 기준 7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 후보는 15.29% 득표에 그치고 있다.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는 김영록 민주당 후보가 같은 기준 77.23%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보수 정당 후보로서 전남 순천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이 됐던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는 17.1% 득표하고 있다. 전북도지사 선거에서도 김관영 민주당 후보가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를 제압하고 승리가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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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3곳의 승부는 갈렸다. 개표 상황이 초반이지만 국민의힘이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각 후보가 10% 중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들의 득표율의 줄어들 수도 늘 수도 있다. 호남 득표율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18일 "광주에 대한 저희의 노력은 지금까지 2년여에 걸쳐서 굉장히 점진적으로 꾸준하게 계속됐다"면서 "우리가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안타까운 호남지역의 전패를 딛고, 이번에는 괄목할 만한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국민의힘이 호남에 공을 들였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총출동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또한 당 지도부도 지난달 18일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남 민심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이번 국민의힘 소속 호남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득표율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호남 득표율(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보다 소폭 상승이 예상되는 개표 흐름이다. '가능성을 봤다'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2년 뒤 총선이 치러지기에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한 바 있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호남 민심을 계속 두드릴 수밖에 없다. 여전히 국민의힘의 지역주의 허물기는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