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황실, 요동 없이 침울…'눈물' 참은 박지현
입력: 2022.06.01 20:48 / 수정: 2022.06.01 20:4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6.1 지방선거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자신의 출마 지역인 인천 계양을 캠프 사무소로 떠나고 있다. /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6.1 지방선거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자신의 출마 지역인 인천 계양을 캠프 사무소로 떠나고 있다. /국회=송다영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이 찾아왔다.

종전 지방선거에서는 대승을 거뒀던 것과 달리, 광역단체지역 17곳에서 10곳을 국민의힘에 내어주게 된 민주당에는 침울함과 아쉬움만이 가득 차 있었다.

이날 오후 7시 24분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 등장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짙은 회색 정장에 파란 넥타이를 하고 검정 구두를 신고 등장했다.

이 위원장은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전까지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출구조사 발표 시각이 가까워지자 이 위원장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전면에 마련된 TV 화면을 응시하며 손을 모으고 숨을 골랐다.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 지도부. /송다영 기자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 지도부. /송다영 기자

2분 뒤인 7시 26분, 상황실에 입장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눴다. 최근 지도부 간 갈등과 봉합 상황을 보인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 서로 이야기나 시선을 나누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결과 발표 직전 긴장되는 듯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을 치는 등 긴장감을 해소하려는 듯한 행동도 보였다.

이날 당 지도부를 포함해 약 30명의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중앙 좌석에 마련된 관계자석을 지켰다.

7시 30분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가 이날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10곳, 더불어민주당이 4곳에서 앞섰다. 경합지는 3곳이다.

민주당이 대패하는 첫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 전체에는 싸늘한 분위기가 퍼졌다. 이후 민주당이 승리하는 결과가 TV 화면에 뜨더라도 박수를 치거나 연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위원장의 경우, 자신의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 1위 예측 결과가 나와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결과를 보면서도 시종일관 두 손을 모으고 미동을 보이지 않은 채 묵묵히 TV 화면을 응시했다.

당초 격전지로 예상됐던 대전 지역의 허태정 민주당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이라는 결과가 뜨자 객석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보궐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도중, 민주당의 초라한 성적표에 실망한 듯 마스크 사이로 눈물이 고이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송다영 기자
박 위원장은 보궐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도중, 민주당의 초라한 성적표에 실망한 듯 마스크 사이로 눈물이 고이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송다영 기자

박 위원장은 보궐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도중, 민주당의 초라한 성적표에 실망한 듯 마스크 사이로 눈물이 고이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박 위원장은 눈물은 참으려는 듯 주먹을 쥐어 자신의 허벅지 부근을 치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영남 지역 등 국민의힘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지역이 연달아 뜨자 박 위원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자신의 고향인 강원 지역의 이광재 후보가 뒤지고 있는 결과를 보고는 실망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한숨을 크게 쉬기도 했다.

상황실에는 침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됐다. TV 화면에 '판세 지도'가 떠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민의힘 유력 지역이 '빨간빛'으로 물든 모습이 보이자, 한 당직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당 지도부 중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그는 계양 캠프로 자리를 떠나며 '출구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나' '예상했던 결과인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윤 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 2분 후 자리를 뜬 박 원내대표는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은 채 퇴장했다. /송다영 기자
윤 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 2분 후 자리를 뜬 박 원내대표는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은 채 퇴장했다. /송다영 기자

이어 윤 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 2분 후 자리를 뜬 박 원내대표는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은 채 퇴장했다.

박 위원장은 자리를 떠나며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묻자 "예상했던 것보다 좀 안 좋게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기대는 저버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수도, 환호도, 연호도, 큰 소리도 없었던 민주당 상황실은 당 지도부가 떠난 후,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약 30분 만에 대부분의 인원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객석을 떠났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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