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론' 호소...격전지 내부선 "어려울 것 예상"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1일 인천 남동구 호구포로 모래내시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계양을 국회의원후보)이 인천발전 기자회견 후 시민들을 향해 손하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운명의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충청·서울 등 지역에서 막판 집중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인사 부실, 공약 파기 등을 파고 들었다. 이른바 '균형론'을 내세워 '독주하는 정부'에 맞서 민주당이 '강한 야당'으로 국정운영을 펼칠 수 있게 해 달라며 지지자와 중도층에게 호소했다. 격전지 내부에서는 '상황이 쉽지 않다'며 선거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유세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표심을 붙들기 위해 여야 격전지로 꼽히는 대전으로 향했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캠프에서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호소했다. 대전은 역대 주요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 대전이 속한 충청권 역시 현재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허 후보를 키워주시면 민주당도 차세대 지도자를 얻게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국민무시, 안하무인 국정운영을 바로 잡아달라"며 차후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도 "동료의원에게 막말하고 색깔론을 펼치는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이 되면 과학특별자치시 도전은 물거품이 된다"며 "시민들의 결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과 SNS 게시글 등을 통해 'AI 윤석열 선거 개입' 주장을 펼쳤다. /박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
또 민주당은 막판 공세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윤 대통령의 특정 후보 지지 영상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저격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과 SNS 게시글 등을 통해 'AI 윤석열 선거 개입' 주장을 펼쳤다. 그는 대전 회의에서 "'AI 윤석열'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가장해 국민의힘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 남해군에서 박영일 국민의힘 후보가 돌린 동영상"이라며 회의 자리에서 해당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해당 동영상이 선거법 제253조 성명 등의 허위표시죄, 위반이 명확하다며 최대 윤 대통령 '탄핵'까지도 가능한 사항이라며 엄포를 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중앙선대위도 해당 영상 유포의 주체인 박 후보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보이며 경기도민들에게 마지막 구애를 펼쳤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및 KT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현장풀) |
그는 배우자의 재산 약 16억원을 축소 신고한 사실, KT 취업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두고 "저렇게 흠집 많고 저렇게 잘못 많이 하는 (김은혜) 후보와 제가 박빙이라고 한다. 너무나 참담하고 자괴감이 든다"고 콕 찝었다.
김은혜 후보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이 때문에 경기지사의 경, '윤심' 대 '이심' 구도의 '대선 2차전'이라고 보는 시선이 중론이다.
연일 지역 유세 행보에 나서고 있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여론조사에 속아서는 안 된다"라며 "서구 선진국에서는 여론조사 응답률 2∼3%인 경우 발표를 금지한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열세인 상황이지만, 이 또한 보수층에 편향된 결과일 수 있다며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논리로 지지층의 막판 표심을 끌어모으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위원장은 그간 유세에서 '투표하면 이긴다'며 여론 조사와 현장 결과가 다를 수 있음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1일 인천 남동구 호구포로 모래내시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계양을 국회의원후보)이 인천발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
선거 당일까지 판세를 가늠할 수 없는 격전지들의 현장 반응은 '승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방선거라서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아직까지는 민주당에서 희망을 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아 승리를 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청 지역의 격전지로 꼽히는 캠프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마지막인만큼 24시간 철야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라며 "캠프에서는 (그간) 변화된 기류를 많이 체감하고 있다. 분위기로는 희망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많이 감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의 캠프 관계자는 "(대선에 비하면)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확실히 관심이 없다. 현장 분위기도 선거 운동원들만 오는 수준"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만 "여론조사 상으로나 캠프에서 느끼는 체감도를 봤을 때 이길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초구 의원들의 경우 민주당이 대거 패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은 어려울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8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용산역 광장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날 유세에서 송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견줘 자신이 훨씬 '유능하다'며 민심을 호소했다. 그는 "제가 최종적으로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마지막 결단의 핵심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저 송영길이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은 임차상인이나 임차인을 쫓겨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도 유세에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폭주하는 신임 대통령을 견제하고 탈선하지 못하도록 잘 끌고갈 '책임있는 야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장의 경우, 중앙정치인으로서 새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를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이 서울시장에게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이 올바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시민 여러분이 똑바로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