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광역' 최소 9곳 승리 기대…민주 "호남·제주+알파=선방"
지방선거 승패와 정당 지지율 격차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정당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선택의 날'이 밝았다. 풀뿌리 민주주의 꽃으로 불리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일 실시된다. 이와 함께 전국 7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러진다. 정권 교체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려는 국민의힘과 이를 저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선택'에 희비가 갈릴 운명이다.
또한 이번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도 크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다면 지난달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초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국정안정론'을 강조하는 이유다. 아울러 지방선거 승패와 정당 지지율 격차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정당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판세는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가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의뢰로 지난달 23~25일 실시한 6·1 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9곳, 민주당은 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서울을 포함해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충북, 충남, 강원 9곳에서 오차 범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텃밭인 광주·전북·전남과 제주 4곳에서 우세했다. 이외 경기·인천·대전·세종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에선 '방심은 금물'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좋다더라도 민심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한 표를 호소할 것이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달 31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 수준(20.62%)을 기록했지만, 높은 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할지 예단할 수 없다"며 "역대 선거에서 예상이 뒤집어진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다. 절대로 안심할 수도 없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지난 대선에서도 0.7%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고 낙관주의를 경계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확진자 투표는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전국 1만4465곳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려는 국민의힘과 이를 저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선택'에 희비가 갈릴 운명이다. /이선화 기자 |
민주당은 위기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은 31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우세 지역 4곳 플러스 1개만 돼도 선방이라고 본다"면서 "이런저런 논란이 생겨 4곳을 지키는 것도 아차 하면 아슬아슬한 그런 정도의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제명된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과 지도부 내홍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권을 발칵 뒤집은 '김포공항 이전' 논란, 국민의힘 송기윤 증평군수 후보의 나이 비하성 발언 등으로 여론이 좋지만은 않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고난을 자초했다는 시각이다.
여야의 신경전도 최고조에 달했다. 선거 전날인 31일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AI 윤석열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선거 중립의무 위반이며 탄핵까지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에 탄핵 같은 꿈은 꾸지도 말고 협치에 임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투표로 보내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응수했다.
막판까지 민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가뜩이나 판세가 불리한 만큼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중도층의 표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고리로 지지층 결집을 노린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도 경합 지역의 승리를 위해선 '중간 지대'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한 배경이다.
여야는 여론전 외에도 지방선거 직전 수도권 등 승부처 공략에 집중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를 비롯해 제주·강원·충북·서울 등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훑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합 지역인 충청권과 막판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서울 일대를 집중 공략했다.
어찌 됐든 국민의힘이 4년 전 참패를 되갚아줄지, 민주당이 예상 밖 선전을 펼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초박빙 광역단체장 지역의 결과에 따라 여야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정권안정론', 원내 1당 민주당의 '정권견제론' 중 국민은 어느 정당의 손을 들어줄까. 주사위는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