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락에 대선 이어 지선도 '읍소'하는 민주당
입력: 2022.05.27 00:00 / 수정: 2022.05.30 15:53

이재명, 숨고르기하며 선거 전략 수정 만지작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에 이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마저 상대후보와 박빙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한번 읍소 전략을 들고 나왔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에 이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마저 상대후보와 박빙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한번 '읍소 전략'을 들고 나왔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읍소 전략'을 꺼내며 지지율 반등에 나섰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호소'에 이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정치생명 끝장난다"며 사생결단식 선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40%대에서 20%대까지 크게 떨어졌다. 이른바 '검수완박' 강행부터 '박완주 성폭력 제명'까지 중도층에게 비호감으로 비칠 수 있는 당내 행적들이 쌓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2~23일 서울 유권자 801명과 지난 23~24일 경기 유권자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서울 27.1%, 경기 31.7%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43.3%, 경기에서 41.0%를 기록한 것에 비해 뒤처지는 수치(표본오차: 서울 95%·신뢰 수준 ±3.46%p, 경기 95%·신뢰 수준 ±3.45%p(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쉽지 않은 선거 상황에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출범 한달 후 치르는 선거로 민주당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신했던 경기·인천 및 충청권 광역단체장 민주당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는 구도도 변하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재명 위원장도 최근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중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당시 홍대에서 절박재명, 가보자고!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당시 홍대에서 '절박재명, 가보자고!'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선거 지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민주당이 지난 20대 대선 당시 전략을 다시 꺼내든 모양새다. 대선 당시 민주당은 절박함을 담은 눈물과 사과로 민심에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조카 살인 변호' 문제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큰절로 사죄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는 또 가족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선 전날인 지난 3월 8일까지도 이 위원장은 "마지막 1초까지 선택을 요청해달라" "딱 3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나서달라"라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비롯한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한 바 있다. 그 결과 '0.73%p' 차이로 석패하며 '절박재명'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대선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선거에 뛰어든 이 위원장은 판세가 예상과 달리 낙관할 수 없게 되자, 다시 절박함을 호소했다. 그는 6‧1 전국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을 하루 앞두고 "주권자의 회초리가 참으로 무섭다. 민주당을 믿고 권한을 몰아 주었는데, 믿었던 민주당 마저 마음에 안 드셨다"며 "잘못했다. 안일했고 자만했다"고 반성했다.

최근에도 이 위원장은 자신의 출마 지역구인 계양을에서 '절박재명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세에서 한 시민에게 "이번에 이재명 지면 정치생명 끝장난다. 진짜요"라며 손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동작을 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도 화제가 됐다.

한편 25일에는 이 위원장의 유세 일정 중 계양 아침인사·계양발전 중장기 계획 발표 기자회견 일정을 전날 밤 갑자기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상대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인 상황을 의식해 '전략 전면 수정'에 들어간 것이 나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 차원에서의 선거 전략도 이제는 청년부터 노년 인사까지 총출동시켜 지지층을 끌어모으기로 막바지 선거 운동 방향을 바꿨다.

김민석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5일 '다시 시작 2090 유세단' 출범 소식을 전하며 '절박'한 선거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는 선대위 회의에서 "93세 권노갑 (당 상임) 고문부터 20대 비상대책위원들까지 유세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를 아우른 인사들이 각자 지역을 맡아 지원 유세를 하며 '적절한 국정 균형을 위해 민주당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에는 권 단장을 포함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 한정애·황희 전 장관, 권지웅·김태진 청년 비대위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은 지방선거 일주일을 앞둔 24일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은 지방선거 일주일을 앞둔 24일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기자회견을 열며 다시 한번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고 말하며 약 10초간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같은 날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도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서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 저희가 잘못했다"며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씨앗은 남겨달라"며 읍소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읍소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당이)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한 것이지 않나. (다만) 우리나라 정치는 양극단으로 나뉘다보니, 정치인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면 '호소'로 보이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억지나 생떼쓰는 거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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