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정치로 5년 만에 정권 내줘…굴복해선 안 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586용퇴론을 다시 주장했다. 지난 13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박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당 내부의 우려와 비판에도 25일 '586용퇴론'을 다시 내밀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신뢰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50대·80학번·60년대생)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전날(24)에도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86용퇴와 청년정치인 육성을 당 쇄신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86정치인인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과 협의된 게 없다.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라고 일축했지만, 그의 면전에서 다시 언급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대선 때 2선 후퇴하겠다는 선언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은퇴를 밝힌 분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춘 전 장관, 최재성 전 의원 정도"라며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어제 문제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쇄신 선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본인의 22대 총선 불출마와 함께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제도화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차기 총선 불출마에 호응하는 이들은 없었고, 송 전 대표마저도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쇄신안'이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동일지역구 4선 이상 출마 금지'를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586 정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게 목표"라며 "2030 청년들은 이 격차와 차별과 불평등의 최대 피해자이자 해결의 주체다. 586의 남은 역할은 이제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더 젊은 민주당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다른 당내 문제로 지목되는 '팬덤정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 나갔다. 그는 "민주당은 팬덤정치와 결별하고 대중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팬덤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줬다.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국민 심판 받았다. 잘못된 팬덤 정치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강행만이 살길이다 최강욱 의원 봐주자'란 시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팬덤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다. 민주당은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극렬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절대 굴복해서 안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최 위원의 '성희롱 발언' 징계 절차가 연기된 것과 관련해 "우리 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으로 당이 그렇게 고통을 겪었는데도 또 이렇게 미루고 있다"며 "이제 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비대위의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하더라도 최강욱의 징계 절차를 합당하고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열세를 만회하려면 읍소 전략밖에 없다"며 "서울·경기·인천 시도지사와 선대위원장이 공동으로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 사과하고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에 대한 대국민 서약을 해야 한다"며 "단지 지선 승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당과 우리 정치의 변화 위해, 우리 대한민국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