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이정미 인천시장 단일화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22.05.22 19:09 / 수정: 2022.05.22 19:09

박남춘 "대선 때 회초리 생각하면서 깊이 생각했으면", 이정미 "대선 패배가 정의당 탓?"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더팩트DB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더팩트DB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인천시장 후보가 이른바 '진보단일화'를 놓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박남춘 후보 측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 시민들이 준 따끔한 회초리 이것에 관해 좀 깊이 생각하면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정미 후보 측은 "대선 패배가 정의당 탓이냐. 민주당, 반성 안 했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이정미 후보 측이 이미 완주 의사를 수차례 천명한 상태인데다,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는 등 시기적으로 단일화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더팩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일주일 간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인천시장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3~10%의 근소한 격차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를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이정미 후보는 4~5% 지지율을 기록하며 추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정복 후보 40.8%, 박남춘 후보 36.0%, 이정미 후보 4.5%로 유 후보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5%포인트) 안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를 받아 14∼15일 인천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 후보 39.6%, 박 후보 32.5%, 이 후보 5.3% 순으로 나타났다. 유 후보와 박 후보 지지율 격차는 7.1%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밖이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13~14일 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유 후보가 45.8%를 얻어 박 후보(32.9%)에 12.9%포인트 앞서며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밖으로 차이를 벌렸다. 이정미 정의당 후보는 4.8%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천시장 선거가 초박빙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정미 후보가 완주 의사를 강력히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 대선에서 우리 시민들이 준 따끔한 회초리 이것에 관해 좀 깊이 생각하면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출신인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 대선 패배를 언급하며 단일화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송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유세에서 "심 후보가 (대선에서 득표율) 2.3%를 얻었다. 이 후보는 47.8%. (심 후보 표를) 합했으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얻었던 0.73%포인트보다 훨씬 많은 득표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발언했다.

정의당 이정미 후보와 인천시당은 "이번 대선 패배가 정의당의 탓이냐"며 민주당에서 흘러나오는 단일화 요구에 불쾌하다는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이 후보는 최근 진행한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진보 연대'라는 말 자체를 동의하기 어렵다. '반 국민의힘 연대', 이런 걸 할 명분도 민주당과 정의당 사이에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선거 단일화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0.73%의 표 차로 승부가 결정 난 것은 국민이 국민의힘한테 국민들이 경고를 한 것이다. '자만하면 안 된다. 완전한 승자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민주당은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다는 점에서, 그것도 촛불로 이루어진 정권이 5년 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국민이 내로남불 정치에 회초리로 심판을 한 것으로 보고 자기 성찰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또 이 후보는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국민들의 말과 생각이 국정운영에 반영되려면 다당제가 우리정치에 반드시 뿌리를 내려야 한다. 모든 정당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지향, 그리고 시민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을 갖고 비전 경쟁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정의당은 정의당대로, 그리고 이정미는 인천시를 어떻게 이끌어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비전을 시민들 앞에 내놓고, 평가받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 생각 한다"며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정의당 인천시당 관계자도 선거를 앞두고 점차 확산되고 있는 '선거 단일화' 요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시당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대선 패배가 정의당에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데,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선거전이 어렵게 흘러가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들이 180석을 준 민주당인데, 5년만에 정권을 빼앗긴 것은 오로지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아직도 자기 반성을 못하고 있다.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다당제 실천을 위해 완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정의당과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분위기는 당 안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라면서도 "현재 단일화 명분이 그리 많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너무 멀리 왔다.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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