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검토 없는 용산시대? 오세훈의 직무유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절박했다. 6·1지방선거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맞대결 그 이상일테다.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뒤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지난 대선에서 석패한 이재명 민주당 고문이 참전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송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모습.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중구=김정수·송다영 기자] "유능한 서울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간절했다. 그의 목소리와 말투, 표정과 행동 곳곳에는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짙게 묻어나 있었다. 송 후보에게 6·1지방선거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맞대결 그 이상일 테다.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뒤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지난 대선에서 석패한 이재명 민주당 고문이 참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더팩트>와 만난 송 후보는 인터뷰가 끝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재촉에도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한 마디라도 더 전달하고, 한 가지라도 더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송 후보는 인터뷰내내 '왜 서울시장은 송영길이어야 하는지'를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자신을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
'믿는다 송영길'이다. 실력은 검증됐다. 회색도시 인천을 글로벌 도시로 꽃피운 행정경험을 갖고 있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러시아 특사,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지내며 축적한 정치력과 외교력도 있다. UN 5본부를 유치하고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TV 토론을 제안했는데.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서울 시민들의 통행권, 교통권, 재산권 침해를 어떻게 서울시장이라는 사람이 외면하고 있나.
-자세히 설명한다면?
당장 용산 대통령 집무실 반경 3.7km가 비행 통제 금지 구역으로 선포된다. 미래 서울의 도심항공교통(UAM) 경로는 한강으로 금지 구역에 포함된다. 국방부 장관 헬기장을 노들섬으로 옮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강 주변 서울 시민들의 통행권, 교통권, 통신뿐 아니라 고도 제한 등에 따라 재산권 침해 사례가 발생할 거다. 녹사평부터 이태원로는 완전히 마비된다. 윤석열 정부와 같은 불통의 시대에 얼마나 많은 시위가 발생하겠나. 정말 많은 시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오 시장이 어떻게 했어야 한다고 보는지.
오 시장은 시민 토론회도, 전문가 자문회의도 거치지 않았다. 분석 태스크포스(TF)라도 만들어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정리해 인수위에 제출하거나 이야기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그렇지 않고 오히려 용산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하는 건 곡학아세다.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시장의 자세가 아니다. 직무유기다.
송 후보는 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용산 집무실에 대한 검토 없이 '용산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은 곡학아세이자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동률 기자 |
-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콘텐츠로 오 시장을 확실히 앞선다. UN 5본부 유치(용산 정비청 부근 구상), 누가 해낼 수 있겠나. 오 시장이 하겠나. 저는 할 수 있다. 송영길은 UN 산하기관 본부 녹색기후기금(GCF)을 단군 이래 최초로 유치했다. UN 5본부 유치에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도 적극 동의한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반기문 총장을 모셔 추진위원회를 초당적으로 만들고자 한다.
-UN 5본부 유치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GCF 유치 당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고 저는 야당 시장이다. 하지만 보여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다. 지난 8일 봉은사에서 자승 스님이 주최한 오찬에 윤석열 당시 당선인이 참석했다. 제가 한마디 했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UN 5본부를 추진할 텐데 윤석열 정부의 큰 성과가 될 것이니 협력해달라고 말이다.
-후보자만의 전략이 있다면.
UN 5본부 유치를 위해 저의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 저는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프랑스 최고 국가 훈장과 '오르지나 드루쥐비' 러시아 국가 훈장을 받은 유일한 정치인이다. 중국 칭화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있을 때 칭화대 동문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외교부장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일본 고노다로 외무대신은 17년 친구다. 미국에서도 주요 정치인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UN 5본부 유치의 파급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우선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선제타격론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현재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남북만 아니라 북미 간 군사적 긴장도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오죽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2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했겠나.
-서울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서울의 교육 수준을 글로벌 기준으로 높일 수 있다. UN 5본부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UN 직원 자녀들의 학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UN 평화대학과 국제학교 등은 내국인 40%, 외국인 60%로 구성된다. 서울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지 않아도 된다. 글로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창도 열리는 셈이다.
송 후보는 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UN 5본부 유치와 부동산 문제 해결을 통해 유능한 서울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TV토론을 통해 오 시장과 다르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다룰 건가.
부동산 문제는 세제 완화, 공급 확대, 금융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저는 1인 1종부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은 오 시장도, 윤 대통령도 못 한다. 국회가 법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168석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출신인 제가 국회를 설득할 수 있다.
공급 확대는 용적률 500% 인상에 30년 지난 아파트 안전진단을 면제하겠다. 일각에서는 제가 오 시장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저에게는 세입자 대책이 있지 않나.
-송영길의 세입자 대책이란?
보통 재개발, 재건축을 하게 되면 세입자들은 쫓겨나야 한다. 재정착률이 20%~30%에 불과하다. 오 시장의 대책은 무엇인지 아는가. 6개월 영업보상이 전부다. 그런데 3000명의 상인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세운상가를 철거한다고 말한다. 전부 폐업하라는 소리하고 다를 게 없다. 저는 세입자 100%가 재정착할 수 있는 주택, 상가 솔루션을 갖고 있다. '누구나 집' '누구나 상가'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누구나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누구나 집'은 집값의 10%만 있으면 10년 동안 3% 저리로 임대로 거주하다 최초 분양가격으로 자신의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누구나 상가 보증 시스템'은 임대차 계약 중간에 SGI서울보증이 개입해 최대 3500만원의 자금을 3% 이자율로 빌려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라고 한다. 이재명 민주당 고문의 출마는 어떻게 보나.
제가 5선 국회의원을 했던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가 공천을 받은 점에 대해 여러 가지 감회가 있다. 계양구 주민들께서 저를 키워주신 것처럼 '행정가 이재명'을 '정치인 이재명'으로 새롭게 나무를 심었다고 본다. 모든 국회의원은 자기 지역이 일단 뿌리다. 이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기 전까지 계양을 지역 구석구석에서 주민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렸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창조적 아이디어로 투자를 유치하고 새롭게 자산 가치를 높여서 만든 행정이야말로 유능한 행정이다. 송영길이 유능한 서울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지금까지 오 시장은 세빛 둥둥섬,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로 떠들었지만 겉멋만 있었다. 서울 시민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간 게 있나. 한번 논쟁해 보자. TV 토론 때 보여드리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누구? '86그룹' 맏형이자 '외교통' 5선 의원이다. 1963년생으로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으로 구속돼 연세대에서 제적됐다. 이후 복적돼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약했다. 16대 총선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인천계양구을에 출마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같은 지역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5회 지방선거에는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문재인정부 북방경제협력위원장과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을 역임했고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삼수' 끝에 지난해 5월 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우직하고 고집 센 성격으로 별명은 '황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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