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없는 문재인 정부' 증명한 文대통령의 마지막 하루
입력: 2022.05.10 01:10 / 수정: 2022.05.10 01:10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에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에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말년 없는 청와대, 말년 없는 춘추관인 것 같습니다."(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9일 고별 브리핑)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말년 없는 정부'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그 말을 지키면서 임기를 마쳤다. 퇴임 직전 지지율은 대통령 당선 때보다 높았다.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도 여느 때와 같이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문재인"을 연호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훔치면서 '대통령 문재인'의 임기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 참배 △퇴임 연설 △참모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현충원 방명록), '대한민국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역 방명록)라는 글귀를 남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한 퇴임 연설에서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라며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부심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 그 주역은 단연 우리 국민이다. 우리 모두 위대한 국민으로서 높아진 우리의 국격에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퇴임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참모들과 가진 마지막 참모회의에서 통상적인 보고를 받은 뒤 추가로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으로부터 경제 현안과 향후 전략에 대한 보고를 20분가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마지막 회의를 기념한 특별한 세리머니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을 만나 그간의 양국 관계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관계 증진 방안 및 국제 정세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접견, 지난 5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 서로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신뢰를 회복하고 성숙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출시 장관들은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고 문 대통령의 임기 종료에 맞춰 장관직을 떠나기로 뜻을 모았는데, 이들의 사표를 일괄 수리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회의가 정족수 미달(국무위원 15인 이상 회의 개최 가능)로 파행할 것을 우려해 세 명만 사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가지 가변적인 상황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세 장관 면직안 재가를 끝으로 마지막 날 업무를 마친 문 대통령은 전·현직 참모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면서 청와대를 떠났다. 이 자리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위),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차례로 면담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위),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차례로 면담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퇴근길에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며 "여러분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 어려움을 함께해 주신, 위기를 넘을 수 있도록 해 주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한목소리로 "네"라고 답하면서, 문 대통령의 지난 5년을 호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4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일과 6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4%(부정 평가 55.0%)를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는 19대 대선 당시 득표율(41.08%)보다 높은 수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재임 5년간 국정수행 긍정 평가 평균은 51.9%, 부정 평가 평균은 43.5%다. 문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국정 평가 전체 긍정률이 높은 대통령이자, 임기 말에도 당선 때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임기를 마쳤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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