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결국 '인천행'…인천 선거 판세 '요동'
입력: 2022.05.06 15:23 / 수정: 2022.05.06 16:58

민주당 "지지율 결집 이뤄낼 것" vs 국민의힘 "정치적 고향 버리고 인천행, 퇴출시킬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고문과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더팩트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고문과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더팩트DB

[더팩트ㅣ인천=차성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로 전략공천하면서 인친지역 지방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장 민주당 쪽은 '이재명 등판' 효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는 분위기고, 국민의힘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60만표 차이로 낙선한 이재명 효과가 어느정도 나타날지 견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정치적 셈법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분당갑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두고 어느정도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도 지역 정가의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상임고문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비대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도부가 이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전 지사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을 보권선거 후보자로 전략공천 되면서 지역정가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인천시장 선거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박남춘, 유정복 후보 2강, 정의당 이정미 후보 1중, 기본소득당 김한솔 후보 1약으로 선거 판세가 형성돼 있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이정미 후보가 그 뒤를 따라가는 형세다.

실제로 지난 4일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인천시장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46.0%,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39.5% 정의당 이정미 후보 4.3%로 나타났다.

지난 2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회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38.0%,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33.0%,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3.9%로 조사됐다.

지난 1일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는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36.3%,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41.5%로 유 후보가 오차범위(±3.4%포인트) 내인 5.2%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이정미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5.0%였다.

이처럼 진보진영으로 꼽히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표를 합치면 유정복 후보와의 박빙의 선거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정미 후보의 완주의지 천명으로 진보연대가 사실상 물거너 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지역정가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인천 계양을 출마로 진보진영 지지율 결집에 따른 지방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박남춘' 대 '유정복'이라는 인천시장 선거 구도를 만들수 있는데다, 지지율 결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출마로 그동안 박빙으로 흐르던 선거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후보였던 이재명-박남춘의 '투샷'이 지역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며, 윤석열 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 진보층 지지율 결집에도 상당 부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당내에서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인천행'을 선택한 것에 명분이 부족하다며 국민적 동의를 어느 정도 얻어 낼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갑 선거를 마다하고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인천시당 내부에서 조차 찬반이 있었다"면서 "이재명 지사의 인천 계양을 출마와 관련된 명분이 부족한 만큼, 국민적 동의를 어느 정도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이번 선거의 성패가 걸려있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캠프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내심 불편해 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박남춘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출마를 환영한다"면서 "경기지사와 인천시장으로 호흡 맞췄던 파트너이며 미래 인천을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인천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와 관련해선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 발표문을 내기도 했다. 그야말로 인천과 수도권을 지켜낼 최고의 파트너인 셈"이라며 "박 후보와 더큰e음캠프는 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겸임한 이 고문과 함께 힘을 합쳐 인천시를 정복하려는 국민의힘의 야욕을 차단하고,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분골 쇄신할 것임을 거듭 밝힌다"고 밝혔다.

다만, 인천 13개 국회의원 의석 중 12개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일부는 이재명 차출에 찬성, 일부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박남춘 시장 후보 캠프 일부 인사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시장 후보인데도 불구하고 스포트라이트가 이재명 상임고문 쪽으로 쏠릴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캠프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장선거의 스포트라이트는 광역단체장 후보인데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궐 선거에 나선 이재명 상임고문에 묻혀가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 선대위는 이재명 전 지사가 사법당국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지역구까지 버리는 명분 없는 선택을 했다며 반발하는 등 이재명 등판 효과를 견제하고 있다.

유 예비후보 선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지사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선대위는 "민주당은 박남춘 후보로는 저 유정복을 이길 수 없게 되자 이 전 지사를 인천으로 보내려 한다"며 "그는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의혹인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자 형과 형수, 대장동 원주민들, 살인 변호의 유가족들, 수사 받다 자살한 시 산하기관 간부들의 유가족 등의 눈물을 흘리게 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을 배신하고 떠나 비난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 전 지사를 꽂으려는 것은 인천을 깔보고 얕보는 것"이라며 "인천과 아무런 연고가 없어도 출마만 하면 당선되는 것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이정미 인천시장 후보도 이날 입장문은 내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정미 후보는 입장을 통해 "인천시장에 출마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가 준 숙제를 풀기 위해서였다."며 "정치가 어떤 팬데믹이 닥쳐도 시민들의 삶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해 놓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결 정치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숙제, 인천에서만은 협치의 모범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이번 지방선거 만큼은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이나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재명, 안철수 두 전 대통령 후보의 출마가 지방선거의 의미를 퇴색 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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