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완화' 중심 기존 전략, 정해진 미래 '적응·기획'으로 전환
조영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 인구와 미래전략 TF 공동자문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그간 논의한 새로운 인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오는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선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인구 전략'이 지금까지와는 대폭 달라질 전망이다. 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던 기존 전략은 이미 실패했다는 게 확인된 만큼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새 정부는 인구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미래 상황에 잘 '적응'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저출산 고령화에도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미래를 '기획'하는 방향으로 인구 정책의 초점을 수정할 방침이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 산하 '인구와 미래전략 TF'(이하 인구 TF)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새로운 인구 전략을 공개했다.
조영태 인구 TF 공동자문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972년생부터 2021년생까지 출생아 수 추이 변화를 언급하면서 "줄어든 인구수에는 종합적인 미래가 담겨 있다"며 "이제는 인구 성장기에 만들어진 각종 제도와 정책들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지금까지의 정책은 '완화'에 초점을 맞췄는데, 2021~2032년 일하는 사람 인구가 12% 감소한다"며 "예상되는 미래에 잘 '적응'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저출산 고령화에도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미래를 '기획'하는 방향으로 인구 정책의 초점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5대 인구 전략으로 △인구변동으로 촉발된 격차 완화 및 해소 △세대 간 공존이 가능한 노동시장 시스템 구축 △초고령 사회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지속 성장 여건 조성 △수축사회 전환에 맞는 새로운 생활 정주 여건 조성 및 재편 △기존 완화 정책도 최근 인구, 가구 변동에 맞춰 강화를 제시했다.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가운데), 인구와 미래전략TF 전주혜 공동자문위원장(왼쪽), 조영태 공동자문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인구와 미래전략 TF 활동 보고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조 위원장은 해당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행정적 기반과 관련해선 "'인구정책기본법'을 제정해 미래 정책을 천명하고, 거버넌스는 대통령의 의지와 책임이 범부처에 전달될 수 있는 형태로 가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각 전문 분야의 활발한 융합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인구 정책은 초정부적, 초당적, 초부처적 '3초(超)' 속성을 갖고 있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구 전략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 후속 세대가 주역이 될 미래 대한민국은 오늘보다 더 밝고 희망찬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구 TF는 변화된 인구 전략의 세부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구정책기본법, 거버넌스, 융합 연구 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저희는 릴레이처럼 우리(인수위)가 할 부분은 여러 방안과 장단점을 정리해서 넘겨드리는 것까지가 할 일"이라며 "그다음은 차기 정부와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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