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안 구체성 부족…부동산·사병 급여 공약도 난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피해 보상안 계획을 두고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피해 보상안 계획을 두고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규제 완화 방침에도 제동이 걸렸고, 병사 봉급 월 200만 원 보장 공약도 형평성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공약 이행을 국민과 약속한 윤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인수위의 소상공인 지원안을 두고 뒷말이 많다. 구체적인 지원안의 규모가 미정인 데다 보상과 지원 금액도 밝히지 않았다. 지난 28일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련한 부분도 법 개정 문제를 들어 사실상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소상공인 측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손실보상 소급 적용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인수위 측은 하루 만에 손실보상 기간을 지난 2년간으로 늘려 소급 적용과 함께 업종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원금의 '차등 지급' 방식도 논란이다. 인수위 측은 업종과 피해 수준에 따라 최대 600만 원의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공언했던 '일괄 지급' 방식과 달라진 것이다. 지원 규모가 기존 공약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가 추계한 총 손실규모 54조 원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지출한 31조6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2조4000억 원을 추경을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때 집권한 즉시 기존 정부안 400만 원(본예산 100만 원+추경 300만 원)에 600만 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막바지가 돼서야 갑자기 기존 방역지원금 400만 원을 주겠다고 선거철 선심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손실보상률 100% 보장 △분기별 보상하한액 100만 원으로 인상 △소급 적용 방안 마련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 손실보상 3대 패키지'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인수위 측은 손실보상률을 현행 90%에서 상향하고 보상하한액 50만 원도 올리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인상 수준은 언급하지 않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과학적 추계로 중소상인의 영업손실을 추계했다는 자화자찬과는 대조적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아온 중소상인의 피해구제를 위한 체계적 방안은 전혀 마련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측은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 이행과 관련해 "당선인이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사진은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는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
인수위는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신중한 태도다.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5일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재건축 활성화 공약과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입장이 변했다고 할 수는 없다"라며 "인수위의 정확한 입장은 당선인 공약대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지금 바로 시작해도 몇 달 안에 (재건축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 표현을 한 것이지 내용을 많이 바꾼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1기 신도시 등 정비 사업의 완급 조절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더팩트>와 문자 메시지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세부계획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의 방향성만을 강조하면 시장의 기대심리만 커진다"며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에 변화요인을 가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병사 봉급 월 200만 원 보장 공약 이행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막대한 재정 지출이 불 보듯 뻔한 데다 여성과 예비역들의 형평성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른 직별 공무원과의 처우 문제도 논란이다.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공정과 배치 요인이 있어 보인다.
지나달 29일 인수위 홈페이지 '당선인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관한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병사 200만 원 추진으로 인해 경찰, 소방, 하위직 공무원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 부사관, 학군, 학사 장교에 지원하려는 사람들도 망설이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모든 병사를 최저임금으로 인상하면, 매년 병사 급여 예산은 추가로 약 5조1000억 원이 증가하고, 병사 봉급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추가 예산 재원은 예산지출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는 2026년까지 병장 기준 급여를 67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선 예산이 2조1000억 원에서 3조1000억 원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