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결코 '검수완박' 아냐" 해명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법의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두고 검찰 직접수사권 누락 부분을 거론하며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자 범죄와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빠진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 지적이 많이 있다"며 "선거 범죄, 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지적과 뜻이 모일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을 합의했던 것에 대해 "민주당은 180석을 앞세워 4월 강행 처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소수당의 원내대표로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중재안을 마련하는 것은 차악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재안에 서명했던 권 원내대표를 향한 당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이 지난 22일 내놓은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한시적으로 직접수사권을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검찰의 직접 수사 총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 6개 특수부는 3개로 축소하고, 3개 특수부 검사수도 제한하는 안도 포함됐다.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는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6개월 안에 중대범죄수사청(가칭) 도입을 위한 입법 조치 등을 준비하는 내용도 담겼다.
권 원내대표는 "중재안은 결코 '검수완박'이 아니"라며 민주당이 제출한 원안과 차이점을 설파했다. 먼저 "권력형 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며 "민주당의 원안대로라면 부패와 경제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당장 3개월 후에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고 또 예정 중인 권력형 비리수사가 모두 중지되고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된다. 이것이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급하게 밀어붙인 핵심 이유"라면서 "하지만 협상을 통해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히 6대 중대범죄 중 2개가 아니라 이 두 가지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는 검찰특수부 업무의 대부분"이라며 "따라서 검찰의 핵심 권한을 유지햇다. 부패와 경제범죄를 사수한 것만으로도 권력형 비리를 척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 간 '보안수사권' 박탈을 막았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원안에 숨겨진 가장 큰 독소조항이 바로 이 보완수사권 폐지"라며 "중재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원안 통과를 허용해버린다면 경찰이 부실수사를 방지할 최후의 수단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검수완박을 저지할 시간을 벌었다"며 "중재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된다고 해도 검수완박이 된 것이 아니다. 합의문에는 향후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된다는 강제적 문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 대응 역량이 일정 수준의 이름을 폐지한다, 중수청이 발족하면 폐지한다는 내용이 있을 뿐"이라며 "국민적 동의가 없는 검찰 수사권 폐지는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이날 예정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한 데 대해 "자료 제출 미비를 핑계 삼고 있지만 사실상 윤석열 정부 내각의 첫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어 기선 제압을 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며 "합의대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