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의 이상한 잣대, 이상한 해명…CJ, 탁현민 반박 후 입장 바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일 "윤석열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한 것은 문제가 없지만,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이 없었다는 CJ 측의 해명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의 해당 발언은 이날 오전 미디어오늘의 '[단독] 유퀴즈, 문재인 대통령 출연 요청은 거절'이라는 제목의 보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보도에서 1년 전 청와대에서도 '유퀴즈' 제작진과 접촉해 문 대통령의 출연을 타진했으나, 제작진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제안을 거절한 '유퀴즈' 제작진이 윤 당선인의 출연을 결정한 것은 강호성 CJ ENM 대표의 '이력'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대표는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1993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거쳐 2013년 CJ그룹 법무실장을 맡은 뒤 2020년 12월 대표로 취임했다. 윤 당선인과 강 대표의 서울대 법학과, 검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이번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CJ ENM 측은 미디어오늘에 "문 대통령 쪽에서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탁 비서관은 CJ ENM 측이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왔고,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라며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남아있다"고 했다.
이어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라며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며 "그것이 방송쟁이, 문화예술인들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J는 탁 비서관의 페이스북 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자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CJ 측은 머니투데이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추후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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