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 의혹' 정호영, 정면돌파…尹 '공정' 부담
입력: 2022.04.18 00:00 / 수정: 2022.04.18 00:00

鄭 "부당행위 없었다" 해명에도 '제2 조국 사태' 논란 지속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자녀들의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럼에도 제2의 조국 사태로 불리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자녀들의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럼에도 '제2의 조국 사태'로 불리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그는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비슷하다는 비판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병역 비리 의혹을 반박하며 사퇴를 일축했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의혹이라 쉽사리 파문이 가라앉을지 미지수다.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단언컨대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서 제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었으며 가능하지도 않았다"며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편입학 논란에 대해 "학사 편입 선발 과정은 투명하게 이루어졌다"며 "편입 전형의 평가 결과도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재직 시절이었다. 이듬해, 정 후보자의 아들도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경북대병원 원장이었다.

큰아들의 병역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정 후보의 아들은 2010년 현역 대상이었으나, 2015년 재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다.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2013년 9월 척추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아들은 진단서가 발급된 2015년 2학기를 마쳤고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등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이 참여했던 경북대의 자원봉사는 누구든지 신청하는 별도의 제한 없이 봉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따라서 자원봉사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부탁이나 청탁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침대의 이송과 같은 힘든 일을 했다며 이것이 가능한지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실제로는 별도의 병원 이송팀이 담당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강당에서 자녀와 본인의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 후보자는 딸의 의대 편입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의혹, 본인의 해외출장등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임영무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강당에서 자녀와 본인의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 후보자는 딸의 의대 편입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의혹, 본인의 해외출장등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임영무 기자

정 후보자는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교육부에 봉사활동과 논문 실적, 평가 결과 등 편입학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또한 국회를 향해서도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시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이 진정 척추 질환이 있는지, 당시의 4급 판정이 적절했던 것인지 검증을 받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의 해명에도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정 후보자의 '아빠 찬스' 의혹은 조국 전 장관의 자녀 특혜 의혹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사가 돼버린 영향으로 보인다. 2019년 9월 청문회가 무산되자 조 전 장관이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 서울대 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혜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도 똑 닮았다는 견해도 있다. 민심이 크게 술렁일만한 의혹들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 대한 인사 검증을 벼르는 더불어민주당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국민이 새 정부 첫 내각에서 일하게 될 고위공직자를 평가하는 눈높이에 대한 고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또 "검찰총장 윤석열의 공정과 대통령 윤석열의 공정은 다른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윤 당선인의 핵심 기조를 파고듦과 동시에 국민의 반감이 큰 이른바 '내로남불'을 지적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일단 신중하게 관망하는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조민 씨의 학력 위·변조와 같은 범법행위가 없어 조 전 장관의 사례와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일단 밀고 가겠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를 감싸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 악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은 '공정'을 둘러싼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윤 당선인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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