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공천 파열음…송영길 "경선" vs 이낙연·유시민 '등판론'
입력: 2022.04.17 00:00 / 수정: 2022.04.17 00:00

서울시장 '전략지역구' 지정으로 당내 갈등 고조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전략지역구 지정으로 당내 갈등은 고조되는 모습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전략지역구 지정'으로 당내 갈등은 고조되는 모습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이낙연 전 대표 등 거물급 인사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 등판론까지 등장했다. 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해 경쟁력 있는 인물을 '전략공천'할 수 있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송영길 전 대표, 김진애 전 의원 등 기존 후보들은 반드시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공천을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민주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단수공천하며 맞대결 채비를 갖췄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공천 방식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대항마' 오 시장과 맞서려면 최소한 이달 안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10여일 남은 현재까지 경선 방식으로 할지, 전략공천을 할지를 두고 계파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당 지도부가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이 공개적으로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진애 전 의원 등 당 공모에 신청한 후보들 외에 다른 인물을 찾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이낙연 전 대표 추대론도 다시 부상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서울 지역 의원이나 또는 여러 정파가 추대한다고 하면 조금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라고 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이 전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현재까지 명쾌하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추대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송영길 전 대표 출마를 공개 반대해온 김민석 의원은 15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마 카드를 꺼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맞설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졸지에 제2의 박철언급으로 부상해 윤석열 정부의 약이자 독이 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보면서 문득 떠올렸다. 아, 유시민을 잊고 있었구나"라며 "유 전 이사장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요"라고 했다.

그는 "(유 전 이사장은) 숙성한 정치력, 폭넓은 소통력, 저명한 정책력, 지지층을 안정시킬 상징성, 윤석열-한동훈 가상후계 커플을 정면 타격할 선명성을 갖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에 대비한 쟁쟁한 무게감, 유시민 과잉기소와 한동훈 과잉보호를 비교하는 국민적 관심 등 서울시장 선거와 지방선거 전체를 순식간에 달궈낼 ICBM이 아닐까요"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김경민 서울대 교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줄 것을 공개 요구했다. 지난 1월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유 전 이사장. /임영무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줄 것을 공개 요구했다. 지난 1월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유 전 이사장. /임영무 기자

이들 외에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당 안팎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후보들은 '전략 공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애초에 공모를 받지 말든지 공모를 받아서 기탁금까지 500, 600만 원 받고 다 후보 등록을 마감해 놨는데 기존 등록한 후보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당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이어 "지금 어느 후보도 오세훈 후보를 이기는 후보가 없다. 그런데 누구를 전략공천 할만한 명분이 있나"라고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빨리 경선을 붙여 우리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속한 경선 실시를 촉구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김진애 전 의원도 같은 날 SNS를 통해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빠르게 시작하는 정공법만이 답"이라며 이달 30일까지 경선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직선거법상 4월 30일까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으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등 떠밀려 나오는 당내 인사는 경쟁력이 없다. 후보 등록 한 사람 외의 당내인사를 거론하는 것은 반칙이자 꼼수로 지탄받을 것"이라면서 "뜨거운 경선만이 본선 승리를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당론 채택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 등 정치적 상황이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급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 지도부에 조속한 경선 실시를 요청했다. 그는 "정치적 상황이 없었기에 정책 선거를 해야겠다는 비대위의 결정이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검찰공화국, 정치 전쟁 선전 포고를 했다. 대선에서 졌던 서울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도 "서울시민들과 당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짤막한 SNS 글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략 공천'에 반기를 들었다.

경쟁력 있는 다양한 후보를 신중히 찾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략선거구' 지정으로 당내 파열음만 커지는 모양새다. 이달까지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선 다음 주 중 서울시장 공천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송 전 대표는 17일 오후 3시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서울시장 공식 출마선언을 가질 예정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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