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3월 28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주최한 '제20대 대선의 의미와 6·1 지방선거의 과제' 토론회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들은 1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저급한 성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이날 오전 '민주당 여성국회의원 일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정 후보를 안고 간다면 균형 인사라는 대원칙을 저버리고 택한 능력주의와 전문성이라는 인사 기준마저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며 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 후보자가 드러낸 여성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국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며 정 후보자가 과거에 썼던 신문 칼럼 내용을 문제 삼았다.

먼저 정 후보자가 과거 칼럼에서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심하고 여자의 경우는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른데 아마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포토샵을 한 모양', '직접 면접을 보는 직원채용에 왜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스스로 미화시킨 사진을 쓰는지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한 것을 지적하며 이들은 "병원 직원 채용과정에서 면접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거나 '20대 여성 10명 중 겨우 1명이 결혼을 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이어 '한국형 청진기 공구(공동구매) 들어갑니다. 의사는 3m 떨어져 있고, 여환(여자 환자)분은 의사 지시에 따라 청진기를 직접 본인의 몸에 대면 된다'고 한 칼럼 내용에 대해선 "철저하게 의료인의 편에 서서 성범죄의 책임을 피해자인 여성에게 전가함으로써 성범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드러냈다. 의료인의 성범죄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인식도, 의사라는 직업에 더욱 철저하게 요구되는 책임 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어느 정부 부처보다 더 확고한 인권 의식이 요구되는 조직"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을 출산의 도구라는 인식 대신 일·가정양립의 어려움, 경력단절이라는 성차별적 구조를 이해하고 약자와 피해자의 관점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을 향해선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한 저출산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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