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소 분석] '불꽃대장' 박지현과 '저격대장' 윤호중의 말화살
입력: 2022.04.07 00:00 / 수정: 2022.04.07 00:00

비대위 '투톱' 모두발언 분석…朴 '2030 청년', 尹 '윤석열·김건희 때리기'

<더팩트>는 4일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3주간 두 사람의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 전문을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형태소(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 단위로 분석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는 4일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3주간 두 사람의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 전문을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형태소(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 단위로 분석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투톱'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가장 많이 던지는 중점 메시지는 무엇일까.

두 사람은 주요 의제로 떠올랐던 '정치개혁'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발언의 확연한 차별화도 눈길을 끈다. 윤 위원장은 당 중진으로서 '윤석열 때리기'와 코로나 '민생 회복'을 강조한 반면, 박 위원장은 '청년 공천'과 '무관용 원칙' 등 당내 쇄신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14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투톱 체제로 출범했다. 비대위는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9시 30분(통상)에 회의를 열고 당의 현안 및 국회 주요 논의 사항들을 '모두발언'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더팩트>는 4일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3주간(총 10회) 두 사람의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 전문을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형태소(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 단위로 분석했다.

√ '청년' '쇄신' 강조한 박지현…청년 민심 챙겨 지방선거 반전 노려

박 위원장이 그간 사용한 언어들을 살펴보면 '2030 세대'에 중점을 둔 '청년 정치교체'에 방점을 두고 불꽃을 싹 틔우고 있다.

26세인 박 위원장은 회의 내내 '청년(30회)'을 가장 많이 외쳤다. 그는 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으로 '쇄신'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여성 ·청년 공천 확대'를 강조한 탓이다. 관련해 '선거(27회)' '지방선거(14회)' 등도 잦은 빈도를 보였다.

박 위원장의 행보를 살피면, 지난달 22일에는 민주당 청년 신인 정치인 연대인 '그린벨트'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정치에 대한 토론을 나눴다. 이틀 후 24일에는 2030세대 신규 민주당 입당자들과 '줌(ZOOM)' 비대면 소통 기회를 가졌다. 그는 9회 비대위 모두발언에서도 "많은 분들이 '박지현이 민주당에 왔는데, 과연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냐' '정말 혁신을 할 것이냐' 묻는다. 당연히 한다"라며 "당과 청년이 저에게 맡긴 사명이 당을 쇄신하고, 청년과 여성을 더 많이 공천하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것"이라며 당내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민주당 인사들이 안희정 전 지사의 부친상에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들이) 안희정씨 조문 간 걸 보고는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몸 아파서 힘들어 죽겠는데 진짜 이 아저씨들은 왜 그러나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닷페이스 유튜브 갈무리

박 위원장은 비대위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민주당 인사들이 안희정 전 지사의 부친상에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들이) 안희정씨 조문 간 걸 보고는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몸 아파서 힘들어 죽겠는데 진짜 '이 아저씨들은 왜 그러나'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닷페이스 유튜브 갈무리

그는 회의마다 오는 지방선거에 당 쇄신을 위해 도입돼야 할 '원칙'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첫 회의 때 언급한 '성폭력, 성비위, 권력형 성범죄 무관용 원칙'이다. 앞으로는 민주당에 '제2의 박원순·안희정·오거돈' 사태를 막겠다는 의도다. 그는 (성범죄 4회, 무관용 3회 등) 정치권 입문 전 디지털 성범죄 'N번방'을 공론화시킨 활동가 '불꽃'으로서의 이력이 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주당 인사들이 안희정 전 지사의 부친상에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들이) 안희정 씨 조문 간 걸 보고는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몸 아파서 힘들어 죽겠는데 진짜 '이 아저씨들은 왜 그러나'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외에도 박 위원장은 9차 비대위 모두발언에서도 △예외 없는 기준 적용 원칙 △청년공천 30% 원칙 △심판받은 정책의 책임자 공천금지 원칙 △다양성의 원칙 △미래 비전의 원칙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이 제안한 원칙에 대해 당에서는 청년공천 외에는 아직 별다른 공동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인수위 지적·김건희 씨 수사 강조하는 '저격수' 윤호중…민주당의 '반사이익' 노리나?

비대위 모두발언 속 윤 위원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다. 4선 중진으로서, 또 지난 대선 당시 원내대표였던 윤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 내외와 관련한 의혹을 계속 제기해 왔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누구보다도 '윤·잘·알(윤석열 당선인을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윤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검찰(43회)·당선(41회)·당선인(38회)·정부(32회)·윤석열(29회)·윤석열 당선인(21회)·대통령·인수위(19회) 등을 말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날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 위원장은 4차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 당시 청와대 '용산 기지 이전(3회)'을 두고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 "용산 이전은 민생엔 백해무익, 국가안보엔 재앙" 등의 발언으로 공격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당선인과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윤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 비대위 모두발언에서도 윤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8회) 씨를 향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논문 표절·경력 위조·학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을 깨끗히 씻어내라고 규탄했다.. /이선화 기자
지난 대선 당시 윤 당선인과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윤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 비대위 모두발언에서도 윤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8회)' 씨를 향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논문 표절·경력 위조·학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을 깨끗히 씻어내라고 규탄했다.. /이선화 기자

윤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8회)' 씨를 향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논문 표절·경력 위조·학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을 깨끗히 씻어내라고 규탄했다.

이를 두고는 윤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기보다는 대선 당시 원내대표로서 했던 일을 그저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편 박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윤 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정치(50회)' '개혁(28회)' '정치개혁(14회)'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오는 지선에 여성·청년 공천 등으로 혁신을 감행하겠다고 중점을 둔 데 비해, 윤 위원장은 대선 당시 이재명 상임고문이 약속했던 '다당제 실현'을 위한 중대선서구제 도입 등을 위한 여야 합의와 입법에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민생' 관련…박지현은 산불지역 봉사활동, 윤호중은 '코로나 손실보상' 강조

'민생'이라는 단어에서도 박 위원장과 윤 위원장 간 미묘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윤 위원장은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손실을, 박 위원장은 재난 상황 극복을 이야기 할 때 민생을 이야기했다.

윤 위원장은 '민생개혁 법안' 협의를 강조하며 '민생(19회)'을 거듭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코로나19 관련 추경 예산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여야 협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예비비로 청와대 이전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을 두고는 "민생 문제부터 챙길 것(4차 회의 모두발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박 위원장은 강원 강릉시 화재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달 27일 박 위원장은 강원 강릉시 화재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반면 박 위원장은 '재난 현장'에서 '민생(3회)'을 찾았다. 그는 4차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2만 헥타르가 넘는 산불 재난 피해가 발생한 강원과 경북 지역의 피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며 "재난지역 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에 그는 강원 강릉시 화재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청년대장' 박 위원장도, '저격대장' 윤 위원장도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인수위': 윤-19회, 박-4회/ '(인수위)구성': 윤-3회, 박-4회)에는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위원장은 4차 비대위 당시 윤 당선인의 인선 구성을 두고 "27명 중 여성 비율은 고작 4명"이라며 △2030 세대 인재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 부재 등도 함께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10차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구성 때부터 '서·오·남' 논란과 'MB정권 시즌2' 구설이 있고 이제는 내부 갑질 의혹, 자리다툼도 벌어진다"며 인수위가 '차기 정부 국정 운영 설계'라는 본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한편 청년대장 박지현도, 저격대장 윤호중도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에는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선화 기자
한편 '청년대장' 박지현도, '저격대장' 윤호중도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에는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선화 기자

홍서윤 비대위 대변인은 "박 위원장의 경우, 여의도 정치권에 있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 국민적인 시각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보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게 비대위원장 임기 중 본인이 하려는 역할이기도 하다"라며 "현안을 비롯해 본인이 잘 아는 분야인 젠더, 최근엔 정치에 입문하는 이들(신규 입당자)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 (발언 및 메시지 속에) 그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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