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의혹' 경찰 수사…李는 '재등판' 기지개?
입력: 2022.04.06 00:00 / 수정: 2022.04.06 00:00

전문가, 李 정치 재개 여부 "활로 찾기 쉽지 않을 것"

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청에 이어 5일에는 김 씨의 핵심 관계자 배 모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반면 이 고문은 내달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낙선 인사를 돌며 정치 재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청에 이어 5일에는 김 씨의 핵심 관계자 배 모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반면 이 고문은 내달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낙선 인사'를 돌며 정치 재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청에 이어 5일에는 김 씨의 핵심 관계자 경기도 전 5급 공무원 배 모 씨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반면 이 고문은 다음 달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낙선 인사'를 돌며 정치 활동 재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향배에 따라 이 고문의 재등판 시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직격타였던 김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난감한 분위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4일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이어 A 씨에게 지시를 내렸던 김 씨의 측근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 배 씨의 자택도 5일 압수수색했다. 배 씨는 A 씨에게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김 씨의 약 대리 처방과 수령, 음식 배달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밤 공개된 유튜브 '백브리핑'에서는 해당 의혹을 제보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 A 씨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출연하기도 했다.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 씨가 직접 목소리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방송에서 "투표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익신고를 했다"며 "도청에 근무할 당시 제가 하는 일이 잘못된 일인지 인지조차 못 했는데 실직 상태에서 뉴스를 보며 불법임을 알았다"고 제보 경위를 밝혔다.

그는 또 "(경찰 조사는) 아직 받지 않았지만, 경찰과 (참고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향후 수사 과정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A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지난해 4∼10월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직원 배 씨의 지시를 받았다. 그는 배 씨 지시에 따라 식당에서 10여 차례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한 후, 김 씨 자택으로 음식을 배달했다고 올해 초 여러 차례 언론에 제보한 바 있다. 김 씨는 문제가 불거지자 대선 기간 도중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A 씨는 배 씨의 지시에 따라 식당에서 10여 차례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한 후, 김 씨 자택으로 음식을 배달했다고 올해 초 여러 차례 언론에 제보한 바 있다. 김 씨는 문제가 불거지자 대선 기간 도중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선화 기자
A 씨는 배 씨의 지시에 따라 식당에서 10여 차례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한 후, 김 씨 자택으로 음식을 배달했다고 올해 초 여러 차례 언론에 제보한 바 있다. 김 씨는 문제가 불거지자 대선 기간 도중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선화 기자

경찰의 의혹 수사가 복격화하면서 조여오는 '사법 리스크'가 이 고문의 활동 재개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김 씨의 수사 진행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5일 김 씨 의혹 관련경기도청 압수수색을 언급하며 "정치적 고려 없이 법 원칙에 따라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키는 게 수사기관의 직무이고 책임이다.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은 지난 2월에만 6차례 이 고문에 대한 고발을 진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고문은 최근 당 안팎으로 영향력을 끼치며 '재등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이 고문은 대선 '석패' 이후 오히려 똘똘 뭉친 지지자들을 외면하기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원들을 모른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고문은 지난 2일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초대 의장을 수락하며 글을 올렸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남기며 앞으로도 소통 기회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 이 고문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갈무리
이 고문은 지난 2일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초대 의장을 수락하며 글을 올렸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남기며 앞으로도 소통 기회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 이 고문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갈무리

이 고문은 지난 2일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초대 의장을 수락하며 글을 올렸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남기며 앞으로도 소통 기회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달 중 이 고문이 참여하고, 당원 및 지지자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 달에는 이 고문이 호남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낙선 인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이 고문이 전면에 나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자석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변 의원들의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이 고문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맞춰 '조기등판'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마친 이재명 후보가 당사 앞마당에서 기다리고있던 선대위 실무자들과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마친 이재명 후보가 당사 앞마당에서 기다리고있던 선대위 실무자들과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전문가들은 수사 상황에 따라 이 고문의 정치 재개 시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씨 관련 수사가)어디로 튈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김 씨에 대한 의혹들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상당히 진행될 수 있다"며 "배 씨가 이 고문의 비서 역할을 했다면 이 문제는 이 고문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초기 조사단계이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전 지사 입장에서는 (정치 재개의)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고소고발이 쌓인 상황에서 검찰이 앞다투어 조사와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 이 고문 본인이 못 견딜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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