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신선한 이미지...탈권위 의지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이 4일 공개되며 곧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 여사는 어두운 코트와 정장 바지에 표정 변화는 없었다. / 남윤호·이덕인 기자,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이 4일 포착됐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두운 정장과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던 그다. 김 여사의 변신은 윤 당선인이 강조한 '탈권위'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김 여사는 후드티와 통 넓은 청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김 여사는 자신을 경호하는 경찰특공대의 폭발물 탐지견을 끌어안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김 여사는 탐지견이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이었지만 "너무 귀여워서 데리고 자고 싶다"며 다가가 친근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건강을 회복하면서 대선 이후 도움을 준 지인들과 비공개로 만나며 감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편안한 차림의 수수한 모습으로 이웃 주민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4일 대선 사전투표 이후 꼭 한 달 만이다. 당시 김 여사는 짙은 회색 코트와 정장 바지, 빨간색 스카프 차림에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김 여사는 시종일관 표정 변화 없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걸어 나왔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의에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답할 뿐이었다.
김 여사는 지난달 4일 대선 사전투표 당시 짙은 회색 코트와 정장 바지, 빨간색 스카프 차림에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무겁고 정중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건 곧 탈권위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
김 여사는 줄곧 경직된 분위기 속 무거운 이미지로 인식됐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허위 이력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검은색 정장에 검정 스카프를 착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2월 14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만났을 때는 회색 재킷을 입고 머리에는 스카프를 둘렀다. 지난 2월 17일 봉은사 방문 당시에도 검은색 옷차림이었다. 김 여사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등장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여사가 어두운 옷을 골랐던 이유는 대선 과정에서 가볍게 보여서는 안 되면서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전과 같은 무겁고 정중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건 곧 탈권위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변화된 모습은 윤 당선인의 '탈권위' 행보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과 김 여사 모두 기존의 무겁고 경직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볍고 유연한 분위기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권 배분,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 책임총리제 실현 등을 통해 탈권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권을 단일화 파트너였던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나눴다. 전체 인수위원 3분의 1은 안 위원장 추천 인사였다. 또한 인수위 대변인으로 신용현 전 국민의당 의원이,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내정됐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용산시대'를 선언하며 제왕적 권한을 내려놓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고 강조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권한을 내각과 장관에게 위임하는 책임총리제 실현에는 공감대를 드러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3일 총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청와대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좀 더 내각과 장관 쪽으로 옮기고, 대통령으로부터 과제에 대한 위임을 받아 문제를 추진하면서도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행정부 운용에 훨씬 효율적이겠다는 말을 당선인께서 하고 계신다"며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동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