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정치인 대담<하>]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 민주당에 '다음 세대' 없다고 증명하는 꼴"
입력: 2022.04.04 05:00 / 수정: 2022.04.04 09:46

"박지현, 위원장 자격 충분…비대위 결과로 평가 받아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한 서울시장 차출 목소리가 일부 청년 위원들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칩거 중인 송 전 대표를 찾아온 이동학 전 청년최고위원, 전용기 의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왼쪽부터).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한 서울시장 '차출' 목소리가 일부 청년 위원들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칩거 중인 송 전 대표를 찾아온 이동학 전 청년최고위원, 전용기 의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왼쪽부터).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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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박숙현·송다영 기자]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이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준환: 국민적인 의사에 기초하는 거라면 저는 어떤 논의든 찬성한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게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주객이 전도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당대표급 인사든, 어디에서 영입 인재를 데려오든, 경선에서 탈락한 분을 공천하든 다 좋지만, 국민들로부터 '왜 그분이 필요한가'에 대한 요청이 먼저 있어야 한다. 인물난을 이유로만 차출한다는 건 감동도 없고, 아무런 효과도 일으킬 수 없다. 오히려 사람이 없으니 나오라고 말하는 것 자체도 당사자에게 굉장히 무리한 말 아닌가. 당이 국민 여론을 잘 청취해서 감동을 일으키는 공천을 하면 좋겠다.

호준: 인천시장하셨던 분이 서울시장 나오면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건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거다. 송 대표 차출론이 국민으로부터 나오지는 않았다. 당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우리가 그렇게 해서 선거를 많이 졌다(웃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선거는 당선인을 배출하는 것 외에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통해 당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우리 당은 어떤 사람들과 함께 가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던져줘야 하는데 과연 송 전 대표가 그런 메시지가 있는 분인지 의문이 든다. 송 전 대표를 모신다는 건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 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이길 수 있느냐도 확실치 않다. 과연 이번 지방선거 기획에서 옳은 결정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거물이고 이번에 당대표직도 잘 수행해서 존경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차출론은) 자체가 민주당이 다음 세대를 키우지 못했다는 당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후보가 없어서 당대표를 내려놓고 간 분을 청년들이 찾아가 '나와주십사' 부탁하는 시스템이 됐는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았던 건 선출의 힘이었다. 당이 변화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도전의 의미가 있었다. 민주당도 새로운 인물을 혁신적으로 키워내겠다는 도전 없이는, 계속 이런 인사를 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야기한대로 송 전 대표에게 청년들이 직접 찾아가 나와달라고 했다. 어떻게 봤나.

호준: 전 청년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전국대학생위원장이 찾아갔는데 그건 그분들(개인)의 결정인 거다. 그 이상의 평가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본비: 저도 공감하는 게 그들이 민주당 청년이나 대학생을 대표하는 위원장이라고 해서 민주당 청년의 민심을 다 대표할 수는 없는 거다. 그들도 한 개인이고 당원들도 상황에 따라 여러 판단을 한다. 세 분 행보에 동의하는 당원들도 있겠지만 '청년들이 송 전 대표를 불렀다' 이렇게 볼 수는 없다.

준환: 도전해야 할 분들이 읍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적절하진 않아 보인다. 민주당이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쟤네들은 청년한테 표만 좀 얻으려는 심산이구만' 이런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호준: 차라리 거기 갔던 분들이 송 전 대표에게 '제가 나갈 테니 저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더라면 더 그림이 살았을 거다.

아름: 등 떠밀려서 나가는 그림을 만드는 정치에 제일 거부감을 느낀다. 차라리 생각이 있었다면 본인이 '내가 지더라도 뭔가 해보겠다'는 모습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본비: 저도 차출론은 '다음 세대가 없다'는 데 대한 방증이고, 민주당이 그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당원 입장에서 차출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반인 입장에서도 송 전 대표가 서울시 행정이나 지역 현안에 대해 알 수 없다. 인천에 기반을 둔 5선 의원이 어떻게 다 알겠나. 선거는 사실 민생 안정과 민중의 권익을 대변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하고 정당은 수단이다. 송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다고 생각한다.

호준: 우리 당에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주민 의원도 있고.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좋은 정치인들이 언제든지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그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

-부탁하러 갔던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그게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걸까.

호준: 어렵다. 그런데 모든 선거는 힘들다(웃음). 그분들이 용기를 내야지, 지금 도전하는 사람들도 10년 뒤에 도지사도 나갈 수 있는 거다. 선배들이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출마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지역 대학생 위원장들이 저보다 서너 살 어린 후배들인데 언젠가 출마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제가 지금 '다음 기회를 누리겠습니다' 해버리면 그분들도 자연스럽게 제 길을 따르게 되는 거다. 지금 지역에서 파다한 '적당한 나이라는 게 있지 않아?'하는 정서를 깨야 한다. 서울시장 출마에 적합한 나이는 없다.

본비: 맞다. 피선거권 있으면 다 출마할 수 있다.

준환: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졌던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이기려고 했었던 선거고, 민주당이 이겼던 선거는 민주당이 질 각오까지 충분히 했었던 선거다. 위태로우니 차출하자고 하면 진다.

호준: 당심이 민심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담에 참여한 청년 당원들은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임명에 대해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박 위원장. /이선화 기자
대담에 참여한 청년 당원들은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임명에 대해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박 위원장. /이선화 기자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영입됐다. 청년 당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호준: 한 명의 페미니스트 청년으로서 환영한다. 사실 당에 정말 좋은 페미니스트 선배들이 많이 계신다. 다만 그분들이 받아 안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요구를 박 위원장이 충분히 잘 감당했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로서 당연한 의제를 꾸준히 던저주는 게, 이제는 성폭력이나 성차별 이야기를 해도 적어도 '그런 이야기해서 한 표도 안 되는 걸 왜 하냐'는 말에 해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만들어준 것에 굉장히 감사하다.

아름: 여성 청년이 정치에 참여하기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박 위원장이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면서까지 행보를 해서 많은 2030 여성들의 민주당 입당 러시를 일으킨 데 대해 존경하고 멋있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이 말로만 청년을 내세운 게 아니라 끝까지 자기가 해냈기 때문에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의 위협까지 느끼면서 N번방을 공론화했는데 원주에 와서 유세할 때도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 해서 (더 와닿았다). '갑툭튀'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저는 박 위원장이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준환: 어떤 경우에도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결과로서 증명이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평가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비대위원장으로서의 평가는 결국 비대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평가해나가야 한다. 다만 우리는 당원으로서 비대위가 하고자 하는 방향이 옳다면 충분히 공감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비대위원장 자체로는 의미를 가질 순 없다. 청년 당원들이 스스로 계몽하고 개혁해서 청년들이 정치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박 위원장을 택한 민주당의 선택이 옳은 것이라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 결과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선 당원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본비: 박 위원장이 여성 청년 계층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가면서, N번방을 공론화시킨 것만으로 충분히 비대위원장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이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활동하면서 20~30대 여성들의 민주당 입당이 이어졌다. 그분들은 박 위원장을 보고 들어온 거고, 박 위원장이 있는 한 지속적으로 민주당에 지지와 관심을 줄 거다. 좀 더 나아가 20~30대 여성의 정치 참여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 위원장은 본인 소임을 그 이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호준: 권지웅 비대위원도 자신의 영역에서 충분한 실력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본인보다 입당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비대위원이 자격이 없을까. 저는 당의 많은 청년 정치인보다 권 비대위원이 민달팽이 유니온 활동 등에서 해왔던 성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선 비판 목소리도 있던데

호준: 경력 순으로 자리를 주는 시대는 지났다. 본인들이 그런 자리에 올라가고 싶으면 본인도 그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 부럽다면 본인들도 월급 따박따박 주는 국회가 아닌,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공간에서 본인 이야기를 하는, 얼굴을 드러내는 선수로 나가면 된다. 그림자는 빛이 날 수 없는 법이다.

준환: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데, 그런 비판은 박 위원장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그걸 해결해야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기회가 있으니 기대해보고 기다려보는 편이 좋을 거 같다.

대담에 참여한 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행보가 청년 정치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역량 문제라고 일갈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성 의원실 주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는 이 대표. /이선화 기자
대담에 참여한 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행보가 '청년 정치'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역량 문제라고 일갈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성 의원실 주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는 이 대표. /이선화 기자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다. 어떤가.

준환: 기존 정치 영역에서 젊다고 느껴지는 거지, 생물학적으로는 청년 정치인이 아니다. 또 (최근 비판받는 행보의 이유가) 경험 부족이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지구당만 몇 년을 경영했다. 누구보다 정치적 훈련을 많이 했고 실력을 기를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건...이 대표는 대한민국 집권여당 대표가 된다. 국민 화합에 본인의 정치적 명운을 걸어야 할 분이다. 최근의 행보에 대해서 '기성 정치 문법 파괴'라는 식으로 변호해선 안 된다고 본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대한민국 통합을 이루지 않으면 칼날이 본인에게 갈 거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호준: 청년이 하는 정치가 '청년 정치'는 아니라고 본다. 기존 정치권에 문제 제기하고, 그 세대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청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많은 모습들에선 그분은 단 한 번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지 않았다.

아름: 정치는 통합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 행보가) 청년이기 때문이라기보다 본인 개인의 경험, 역량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약자의 편에서 좀 더 다양한 분들을 만나서 정치의 폭을 넓히는 게 앞으로도 본인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 민주당 청년들도 기성세대에 줄 서는 정치 말고 당사자성을 띄고 본인이 직접 발로 뛰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

본비: 이 대표가 청년 정치인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인인데 나이가 청년일 뿐이다. 청년 정치인이란 청년의 권익과 목소리를 대변하고 청년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이 대표는 20~30대 아주 극소수의 보수 성향이 짙은 남성들만 대변하는, 그들만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가 싶다.

준환: 청년 정치라는 게 정해진 건 없다고 생각한다. '청년' 개념에 너무 목맬 필요는 없다고 상각한다. 청년만 대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이대남', '삼대남'은 가짜 청년이라는 지적에도 공감하지 않는다. 결국 청년 정치인들도 전 유권자 앞에서 평가 받아야 한다.

대담에 참여한 청년 당원들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일반 시민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열린 정치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대담에 참여한 청년 당원들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일반 시민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열린 정치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지방선거에서 당선된다면 각자 바꿔보고 싶은 정치 문화가 있다면?

아름: 당선되면 소위 '어깨에 뽕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안 하고 싶다. 시민들 누구나 연락하고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의원실도 들어올 수 있는 열린 정치를 하고 싶다. 술자리에서 친해져서 어떤 일을 도모하는 거 말고 간담회를 통해 친해지는 사이가 되고 싶다. 또 메일링으로 정기적인 의정활동을 보내줘서 내가 뽑은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드리고 싶다. 동네 현안도 이통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나 직능단체 같은 곳보다 일반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수렴할 계획이다. 또 다음 행보를 위해 누구랑 편 먹는 것 같은 재선을 위한 정치는 안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제 뒤를 이을 청년들을 발굴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호준: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돈 쓰는 정치 말고,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얻는 정치,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정치를 하고 싶다. 사람들과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준환: 그동안 정치에 참여하지 못했던 계층들이 많은데, 이들이 정치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의정 활동을 통해 열어주고 싶다.

본비: 정작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가 대변해야 될 이웃들은 정작 본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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