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이재명 깐부'…불붙은 경기도 'JM 마케팅'
입력: 2022.04.01 00:00 / 수정: 2022.04.01 00:00

김동연 출마 두고 '권리당원 50%, 일반 유권자 50%' 경선룰도 쟁점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명심 낚기 경쟁이 한창이다. 왼쪽부터 김동연·안민석·염태영·조정식 예비후보. /이선화·남윤호 기자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명심 낚기' 경쟁이 한창이다. 왼쪽부터 김동연·안민석·염태영·조정식 예비후보. /이선화·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과 손잡은 정치교체 하겠다."(김동연) "기질이 이재명과 닮아…이재명 지키겠다."(안민석) "이재명의 길을 걷겠다."(염태영) "이재명 후보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진짜 동지."(조정식)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 '명심 낚기' 경쟁이 한창이다. 선거판에서 전임자인 이재명 상임고문의 막강한 영향력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표를 포함해 안민석·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 4인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저마다 전임자인 이재명 상임고문과의 인연과 친분을 내세웠다.

민주당 내에서 가장 일찍이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건 수원시장 3선 출신 염태영 예비후보다. 그는 지난달 21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의 시원한 행정력'을 닮은 '이재명의 길'을 걷겠다고 공언했다. 염 예비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시민운동가 때 만난 이 고문과의 30년 인연을 언급하며 "2010년 이 고문이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4년을 할 때 저는 수원시장 12년동안 정치 12년을 함께 지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정책 방향에 있어서도 이 고문의 '민생정치' '실사구시'를 계승하겠다는 것도 염 예비후보의 계획이다.

지난달 21일 경기도지사 출마발언 기자회견을 진행할 당시 염 예비후보. /이선화 기자
지난달 21일 경기도지사 출마발언 기자회견을 진행할 당시 염 예비후보. /이선화 기자

조 예비후보 역시 지난달 28일 출마선언 당시 이 고문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진짜 동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은 2018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 인수위원장을 맡았으며,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이 고문 측 '열린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력을 언급했다. 조 예비후보가 생각하는 자신의 차별점은 '경기 5선' 후보라는 점이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그는 "이 고문이 경기도에서 보인 성과와 업적, 철학을 계승시키고 발전할 후보가 누구인지를 보면 제가 이 고문의 '포스트 이재명'으로서 적임자라 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안민석·김동연 예비후보는 지난달 31일 출마를 선언했다. 두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장에는 '이재명계' 정성호 김남국 의원 등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고문과 가깝다고 알려진 안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재명과 안민석은 우연히도 13살 되던 해에 경상도(경남 의령)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왔다. 이재명과 안민석은 (둘 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기득권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맞서온 기질이 있다"며 "기질 면에서 나는 이재명과 참 많이 닮은 꼴이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다운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민석·김동연 예비후보는 같은 날인 지난달 31일 출마를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안민석·김동연 예비후보는 같은 날인 지난달 31일 출마를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지난달 29일 민주당과의 합당에 이어 경기지사 출마 결심을 굳힌 김동연 예비후보는 대선 당시 이 고문과 후보 단일화하며 약속했던 '정치교체 완수'에 방점을 뒀다. 김 예비후보는 "제 인생의 절반을 광주, 성남, 과천, 안양, 의왕에서 살았다. 공직과 대학 총장을 하며 20년을 경기도에서 일했다"며 경기도와의 인연도 언급했다. 김 예비후보는 당내 타 후보들을 두고 "다들 잘 아는 분들이다. 많은 경륜을 갖고 훌륭한 분들이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며 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주요 후보가 4명이 'JM(재명)마케팅'을 벌이는 가운데, '경선 룰'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소속 세 후보들은 당내 기반을 반영할 수 있는 종전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합당' 예정인 굴러온 돌 김 예비후보를 견제 중이다. 경선 룰을 일반 시민 여론을 더 반영하는 식으로 변경하게 되면,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 예비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국민참여경선은 '권리당원 50% 이하, 일반 유권자 50% 이상'으로 반영하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50%를 반영해 경선을 치른 바 있다.

안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경선 룰은 후보자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기를 앞두고 룰을 바꾸는 것은 후보자들간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 룰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전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예비후보도 "지금 경선룰을 바꾼다는 것은 자칫하면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임의적인 변경으로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며 기존의 경선 룰 방식에 힘을 실었다. 염 예비후보도 견제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경기지사가) 단지 지명도만 갖고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기존 룰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선언 후 '50%, 50%' 경선룰을 두고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쿨하게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기존 룰은) 바깥에서 온 사람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민주당이 정치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경쟁에는 임하겠지만, 기존 방식대로라면 외부에서 영입된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비판한 셈이다. 다만,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예비후보가 당 기반이 탄탄한 3명의 후보를 제치고 경선 승리를 거머쥘지는 관측이 엇갈린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경선룰을 그대로 하든 룰을 바꾸든지 간에 쉽지 않을 것" 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김동연 당시 후보의 지지율은 1% 남짓이었는데 이번에 민주당에 들어와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다고 그 효과가 폭발적일 것 같지는 않다"고 부정적 관측을 내놨다.

이에 반해 대선에 출마했던 김 예비후보의 인지도를 무시할 순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김 예비후보의 인지도가 타 후보들에 반해 훨씬 높고, 이 고문이 직접 영입한 후보이기 때문에 경선에서도 가능성이 상당할 것"이라고 봤다.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다만 최 원장은 같은 날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와의 '빅매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유승민과 김동연 구도면 막상막하가 될 것"이라며 "김동연은 이재명의 후광이, 유승민은 윤석열의 후광을 업고 한판 붙는 것 아니겠나. 흥미진진해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many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