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묻자 "개인이 아니라 당이 성실히 응답해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종로=송다영 기자·이선영 인턴기자] '서울시장 차출설'이 나오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조계사를 찾으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며 "고민해 보겠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자체장 피선거권 주소지 규정(공직선거법 16조 3항)을 고려할 때, 송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내달 2일 전(주소지 이전)에 결단해야 한다.
송 전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이날 법회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줄무늬가 섞인 밝은 회색 정장에 파란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는 약 1시간 30분여 동안 행사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송 전 대표는 행사 중간 중계 TV 화면을 응시하며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종종 허공을 바라보기도 하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도 했다.
행사 종료 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 "성파 종정스님의 취임 축하 드리려고 왔다. 오늘 말씀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정리했나'라는 질문에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TV도 보지 않고 마음 아파하시는 많은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에 대해 제 개인이 아니라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 더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청년들을 포함해 이재명계 의원(김남국·정성호) 등이 송 전 대표의 '템플스테이'를 찾아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것에 응답할 것이냐는 질문에 송 전 대표는 "오늘은 정종 스님의 취임식인데, 제가 (템플스테이 당시) 양산 통도사에서 같이 만나 뵙고 인사를 드렸는데 훌륭하신 분이다"라며 행사 관련 답변만을 이어갔다.
이어 송 전 대표는 "우리 서울이 사실 인·의·예·지·신으로 만들어져 있는 곳 아니냐. 1394년도에 이 도읍을 정해서 500년 지켜온 경복궁인데 이전 논란이 돼서 인문 그쪽 지식과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에 관해서는 입을 닫았지만, 에둘러 서울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는 '당의 공식 요청 있으면 입장 낼 계획 있나', '이재명 상임고문과의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송 전 대표가 행사장을 나갈 때 일부 시민들은 "송영길 파이팅"을 외치며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응원하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고, 마스크를 잠깐 내려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고 미소를 짓는 등의 '쇼맨십'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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