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국민과 소통하라는 의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해당 현판에 대해 "소나무의 자연스러운 결처럼 국민과 소통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통의동=곽현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18일 현판식을 달고 전격 출범했다. 인수위원들은 앞으로 50여 일간 국정 전반 기틀을 닦고 운영 방안에 대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 측은 "향후 국정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이날 오전 현판식 행사를 열고 신호탄을 쐈다. 행사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안철수 인수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현판식에 걸린 '판자'에는 특별한 뜻이 있다. 해당 현판은 세계적인 서예가로 불리는 '운학 박경동' 선생이 소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것이다. 소나무의 자연스러운 결처럼 국민과 소통하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윤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또, 현판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글자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엄숙한 훈민정음 판본체를 양각으로 깎아 넣어 국민을 진정성 있게 받들고자 하는 새 정부의 의지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주재하는 첫 전체 회의도 진행됐다. 인수위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항상 국민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를 풀어가길 바란다", "국정과제 모든 기준은 국익과 국민이 우선이어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특히, 7개의 분과가 나뉜 점에 대해선 "개별 부처 논리에 매몰되는 것을 늘 경계하고 다른 분들과 원활히 소통해달라"고도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과 '코로나19 방역 문제'를 차기 정부의 아젠다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비상대응 TF에서 영세·자영·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과 방역·의료 문제를 중점으로 다뤄달라"면서도 "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위해, 어느 지역 사느냐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경제 고질적인 문제로 '저성장 양극화'를 지목하며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국정과제에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대응 방안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보상이 될 전망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코로나이며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TF장을 겸임하고 있는 안 위원장이 조만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회의장 뒷 배경에 적힌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붓글씨는 윤 당선인이 직접 쓴 필체다. '겸손'위의 파란색 원은 바다를 의미하고, '국민'위의 붉은색 원은 태양을 의미한다'는 것이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국회사진취재단 |
이날 회의장 뒷배경에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라는 붓글씨가 적혀 있었다. 윤 당선인 측은 해당 글씨에 대해 "'겸손' 위의 파란색 원은 바다를 의미하고, '국민' 위의 붉은색 원은 태양을 의미한다"며 "이런 의미를 담아 '겸손의 바다'를 넘어 국민 곁에 서서 '태양처럼 대한민국을 빛낼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당 문구는 윤 당선인이 직접 자필로 쓴 것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윤 당선인이 실제 붓으로 글을 쓴 다음 크게 확대한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가 담긴 만큼 당선인이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만큼 윤 당선인의 공약인 '집무실' 이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청와대를 떠나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집무일 이전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윤 당선인이 20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지로는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했다고 공식화했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더팩트>에 "물리적인 시간이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전하는 게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며 "당선인의 의지가 강한 만큼 최대한 노력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이번 주말부터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정책 방향 설정 등 정부 부처별 보고를 통해 업무 인수인계를 받는 동시에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놨던 공약을 한 번 더 다듬어 실제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공약 실행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예산 시뮬레이션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각과 청와대 조직을 갖추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도 전망된다.
다만, 인수위 조직이 모양새는 갖춰졌지만 실질적인 기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수위원회 출범에 빠르게 속도를 내다 보니 인원이 많이 부족하다"면서 "인원 충원을 통해 실무 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