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힘을 통한 평화 구축'…남북 '강대강' 전망
입력: 2022.03.20 00:00 / 수정: 2022.03.20 00:00

尹, 北에 힘 우위 강조…대북 강경책 가능성 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시험을 실시한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시험을 실시한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는 물론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이 계속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왔던 만큼 남북 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권이 바뀌게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프로세스는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북미 간 대화 단절로 교착된 지 오래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말뿐인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전쟁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힘의 우위를 통한 전쟁 억지력을 강조한 것이다.

윤 당선인이 정권 이양을 위해 분주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를 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6일 평양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지만, 직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찰위성' 명분을 내세워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진행되고 있어 미국의 관심은 우크라이나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 시기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또 "북한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전 한반도의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레드 라인'(한계선)을 넘어서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윤 당선인이 실질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정권 교체기가) 군사 행동을 하기에 최상의 시기"라고 했다.

보수 정당의 윤석열 당선인이 대권을 잡게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프로세스는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2018년 9월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보수 정당의 윤석열 당선인이 대권을 잡게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프로세스는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2018년 9월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의도는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기술력을 증명함으로써 협상력을 강화하는 목적과 향후 미국과 외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둔 화성-17형 ICBM의 시험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미 군 당국도 북한이 최근 두 차례 시험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BRM)을 두고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준비를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할 이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경우 남북관계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선제타격론' '김정은 버르장머리' 등 강경한 안보관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윤 당선인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북한을 압박, 도발을 억제하려는 정책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핵실 실세로 꼽혔던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 기획관이 중용됐다는 점도 대북 강경책이 예상되는 지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에 김 전 기획관을 인수위원으로 임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김 전 비서관은 MB 정부에서 대북 강경 정책을 주도하고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라 할 수 있다"며 "그가 인수위에 들어간 것은 MB 정부 시절 '비핵·개방·3000' 정책 기조와 기본적으로 같아지는 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유연해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북 공약이었던 '비핵화 3000'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하면 10년 내에 1인당 GNP(국민총생산) 소득을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출 주도형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고 남측의 인력 및 인프라 지원으로 북한에 경제적 보상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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