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집무실 이전] 풍수지리가 가리키는 진짜 명당은?
입력: 2022.03.20 00:00 / 수정: 2022.03.20 16:43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은 어디로 확정될까. 대통력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윤 당선인의 집무실을 놓고 국방부 청사와 외교부 청사 등을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을 표방하는 윤 당선인의 의중도 이해되지만, 여러 제약을 고려할 때 기존 청와대가 낫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에 윤 당선인의 결정이 주목된다. /남용희 기자·더팩트 DB·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은 어디로 확정될까. 대통력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윤 당선인의 집무실을 놓고 국방부 청사와 외교부 청사 등을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을 표방하는 윤 당선인의 의중도 이해되지만, 여러 제약을 고려할 때 기존 청와대가 낫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에 윤 당선인의 결정이 주목된다. /남용희 기자·더팩트 DB·뉴시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왔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부터는 청와대가 아닌 '새로운 터'에 자리를 잡는다. 청와대는 30년 넘게 '흉지냐 길지냐'는 풍수논쟁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모두 비극적이었던 탓이다.

새로운 터는 '명당'이 될 수 있을까. <더팩트>는 최근 지종학 풍수지리학자와 김남선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의 내용을 종합해 담아봤다.

◆명당은 '용산구 둔지산' 아래...국방부 신청사는 10점 만점에 8점

"나무의 가장 끝자리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다. 명당도 마찬가지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산줄기 끝자리가 명당이다."

서울에서 제일 가는 명당은 용산구 둔지산 아래다. 서울의 산세를 살펴보자. '북한산~북악산~인왕산~남산~둔지산'으로 이어진다. 북한산에서 시작된 모든 기운이 둔지산 아래 모인다. 둔지산을 등지고 정남향으로 집을 지으면 한강이 보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이기도 하다.

용산구는 땅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다. 땅의 기운은 물과 만나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게 된다. 용산구 바로 앞에는 한강이 굽이쳐 있다. 땅의 기운이 용산구에 고이는 꼴이다.

용산구 앞 한강에 떠 있는 노들섬은 풍수용어로 '나성'이라 불린다. 나성은 물의 흐름을 한 차례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풍수에서 물은 경제력과 재물을 의미한다. 돈이 빠져나가는 걸 나성이 막아주는 모양새다. 여러모로 용산구 둔지산 아래는 명당 중에 명당으로 꼽힌다.

국방부 신청사는 용산구 둔지산 아래에 있다. 다만 둔지산 품을 살짝 벗어났다. 신청사는 둔지산 왼쪽 끝머리에 있어 뒷편이 허하다. 완벽한 배산임수로 보기 어렵다. 오른쪽에서 부는 바람은 둔지산이 막아주지만 뒤에서 오는 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한다. 다만 뒤쪽은 넓은 평지로 바람의 세기가 그리 강하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를 외교부 청사(왼쪽)과 국방부 신청사(오른쪽)로 압축했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방부 신청사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 뉴시스·남용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를 외교부 청사(왼쪽)과 국방부 신청사(오른쪽)로 압축했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방부 신청사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 뉴시스·남용희 기자

국방부 신청사 옆으로는 물길이 있다. 지금은 덮개 구조물로 씌워졌지만 이전에는 무악재에서 시작된 물길이 서울역과 삼각지를 지나 한강으로 빠져나갔다. 물은 곧 경제력이고 재물이다. 신청사가 북쪽에서 시작된 물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돈이 얄밉게 빠져나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청사는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물길을 등지고 있다. 오히려 눈 앞에 내다 보이는 한강을 물길로 여겨 긍정적이다.

국방부 신청사 주변은 넓은 평지다. 답답함이 없는 열린 공간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두 눈에 들어오면서 국민과의 소통에 유리하다. 신청사 앞으로는 연병장이 있다. 궁궐에는 문무백관이 도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풍수용어로 이를 '명당'이라고 한다. 보통명사로 쓰이는 명당은 '좋은 땅'이지만 풍수용어로는 '집 앞 뜰' '마당' '정원'으로 통한다. 명당을 갖춰야 돈과 재물이 늘어나 부자가 된다.

대통령 집무실은 국방부 신청사 1~5층에 꾸려질 예정이다. 땅의 기운을 받기에 충분하다. 땅의 기운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높이(5~6층)를 기준으로 한다. 높은 곳에서 생활할 경우 건강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층아파트 거주민들이 종종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와 같다.

신청사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조망은 좋지만 주변 산세가 모두 보이게 된다. 앞으로는 한강 너머에 관악산이, 뒤로는 북한산이 보인다. 관악산과 북한산은 모두 험한 돌산으로 보기에 흉하다.

지종학 풍수지리학자는 "용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용산을 지배했던 세력이 한반도를 좌지우지했으며 강대국이었다"며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용산에 고려말에는 몽고군 병참기지가,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구한말에는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이 주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일본군이, 1945년 해방 이후로는 미군이 주둔했다. 이번 대통령부터 용산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우리의 주권을 되찾는 것뿐 아니라 강대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가 풍수지리학적으로 갖고 있던 약점을 고스란히 넘겨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임영무 기자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가 풍수지리학적으로 갖고 있던 약점을 고스란히 넘겨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임영무 기자

◆외교부 청사, 청와대 한계 풀기 어려워...'국립중앙박물관' 가장 이상적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가 갖고 있는 풍수지리학적 약점을 그대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의 '주산(가장 높게 솟은 뒷산)'은 북악산이다. 주산은 터의 길흉을 가린다. 북악산은 고개를 삐딱하게 돌려 청와대가 아닌 삼청동을 바라보고 있다. 주산에게 버림 받은 땅은 좋은 땅이 될 수 없다.

청와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오염된 물'을 먹고 있다. 풍수에서 산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사람(산)의 앞에는 태아를 잉태하고 모유하는 생식기관이, 뒤로는 배설기관이 있다. 산의 앞뒤는 봉우리 방향이 결정한다. 북악산은 삼청동을 바라보고 있으니 삼청동이 앞이고 청와대는 뒤다. 청와대는 북악산의 '뒷물'을 먹는 꼴이다.

청와대 왼쪽 윗편으로는 자하문 고개가 있다. 깊이 함몰한 지형으로 북서풍이 몰아친다. 좁은 곳에서 부는 바람은 강하고 거세다. '8괘'를 놓고 보면 북서쪽에는 '건(乾)괘'가 있다. 건(乾)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최악으로 분류된다. 자하문 고개 북서풍은 청와대를 관통한다.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 입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산은 여전히 북악산으로 삼청동을 바라본다. 물길 역시 해소하기 어렵다.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보다 건물이 높아 북서풍을 더 강하게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남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국립중앙박물관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명당이다. /이동률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남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국립중앙박물관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명당이다. /이동률 기자

가장 이상적인 대통령 집무실로 국립중앙박물관이 꼽힌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산(가장 높게 솟은 뒷산)'은 남산이다. 남산은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주마탈안(走馬脫鞍)'의 모습을 띠고 있다. 백두대간을 달린(走) 말(馬)이 안장을 벗고(脫鞍) 한강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쉰다는 뜻이다. 남산은 봉우리가 두개라서 말 안장과 닮아있다.

남산 바로 아래 둔지산이 있다. 둔지산은 북한산에서 시작된 모든 기운을 최종적으로 저장하는 창고다. 풍수용어로 이를 '현무정'이라고 한다. 종합해보면 '주산(남산)~현무정(둔지산)~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형세다. 주산과 현무정의 같은 선상에 위치한 곳을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명당으로 꼽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그렇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남향인 데다 배산임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열린 공간으로 국민들과의 소통이 용이하다.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어 대통령 경호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다.

김남선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누구나 께림칙한 과거가 있는 집이라면 들어가 사는 걸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당선된 대통령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비극적이었던 청와대에서 어쩔 수 없이 임기를 보내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 장소에 특정한 사건사고가 반복된다는 뜻의 '형태형성장'은 청와대와 닿아있다"며 "터에 대한 이력을 지나칠 수 없다. 지금의 대통령 당선인부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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