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외, 무공화대훈장 '셀프 수여' 논란에 담긴 '절반의 진실'
입력: 2022.03.15 11:40 / 수정: 2022.03.15 11:41

행안부 "청와대 제작 요청 없어…재고 관리 차원에서 제작"

청와대 "상훈법에 따른 법률 집행 사항…비판 이해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임기 말 무궁화대훈장을 셀프 수여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의뢰로 무궁화대훈장을 제작한 바 없다며 수교국 정상에게도 수여할 수 있는 무궁화대훈장은 자체적으로 늘 재고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콜롬비아 훈장교환식에서 무궁화대훈장(왼쪽)과 보야카 훈장의 교환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임기 말 무궁화대훈장을 '셀프 수여'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의뢰로 무궁화대훈장을 제작한 바 없다"며 "수교국 정상에게도 수여할 수 있는 무궁화대훈장은 자체적으로 늘 재고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콜롬비아 훈장교환식에서 무궁화대훈장(왼쪽)과 보야카 훈장의 교환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무궁화대훈장을 '셀프 수여'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14일 '[단독]文대통령도 무궁화대훈장 셀프 수여한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문 대통령 내외에게 수여하기 위한 무궁화대훈장 2세트 제작이 지난해 9월 완료됐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임기 말 문 대통령이 자신과 김 여사를 대상으로 개당 6800만 원에 달하는 훈장을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이후 여러 매체들이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일부 담겨 있다. 동아일보는 정부 관계자 발언을 출처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9월 현직 대통령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 2세트 제작을 완료했다"며 "행안부 관계자에 따르면 추후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으면 국무회의 상정 등 관련 절차를 밟아 수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15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제작을 의뢰한 게 아니라 재고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6월 무궁화대훈장 제작을 의뢰, 9월 제작이 완료된 것"이라며 "무궁화대훈장은 수교국의 정상에게도 수여할 수 있다. 지난해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수여한 것처럼 갑자기 수여할 일이 생길 수 있어 항상 재고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훈법 제10조에는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의 최고 훈장으로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의 배우자,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 또는 우리나라의 발전과 안전보장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전직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도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의 무궁화대훈장과 콜롬비아의 보야카 훈장을 주고받는 훈장 교환식을 갖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유일한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우리나라를 위해 고귀한 희생을 치른 국가다. 또한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우방국이기도 하다.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양국의 역사와 외교, 국내법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할 수 있는 대상이다.

무궁화대훈장 셀프 수여 논란은 역대 정권에서 반복돼 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받았으며,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셀프 수여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시 취임 초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

논란을 제기한 보도에서 문제로 지적한 또다른 부분은 무궁화대훈장 제작비가 한 세트에 6823만7000원으로 독립투사이자 민족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와 김좌진 장군 등이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 제작비(172만1000원)보다 40배나 비싸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도 계속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진 무궁화대훈장 관련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셀프 수여'를 비판하기에 앞서 '상훈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수여되는 최고훈장이라고 법에 정해져 있다"라며 "상훈법 제10조에 따른 법률 집행 사항을 셀프 수여라고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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