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이양에 집중…국정 백서 4월 발간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이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3·9 대선 결과 정권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마무리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앞서 수차례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는 말년이 없는 정부"라고 강조하면서, 임기 끝까지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속 집권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5년 만에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면서, 남은 임기 국정은 미래 권력인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에게 무게 중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윤 당선인이 오는 5월 10일부터 5년간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문 대통령이 당선인의 의중과 거리가 있는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대선 후 첫 공식일정으로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 갈등이 많았던 선거였고, 역대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라며 "선거의 과정이나 결과에 각자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다.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가 국정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대선 결과가 확정된 이후 윤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정치적인 입장이나 정책이 달라도 정부는 연속되는 부분이 많고, 대통령 사이의 인수인계 사항도 있으니 조만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며 "새 정부가 공백 없이 국정운영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후 양측은 회동 일정을 조율한 끝에 16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선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등 민감한 사안과 정권 인수인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SNS를 통해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과 복권 문제를 이젠 매듭지어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개 요청했다.
오미크론발 코로나19 대확산,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내외에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윤 당선인에게 외교안보 관련 사안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당시 국가안보실 측은 "정부 교체기에 외교안보 현안에 빈틈없이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국정 성과를 종합해 국민께 알리기 위한 국정 백서 제작도 진행 중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정 백서는 4월 발간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과를 담은 영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영상 제작은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이 퇴임 전 관례적으로 한 것의 연장선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 관련 촬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1월 청와대가 오미크론 확산을 이유로 검토 단계에서 취소한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4월 중순께 퇴임 기자회견 형식으로 여는 방안도 아이디어 형식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문 대통령은 5년간의 국정 소회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공사 중인 사저로 내려갈 예정이다. 역대 대통령의 낙향은 2008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로 내려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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