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박지현 공동 비대위' 체제 출범…지방선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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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대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뒤 하루 만에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민주당은 재집권 실패로 인한 혼란 수습을 위해 오는 25일까지 원내대표 선출을 마치고, 약 3달여 남은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비대위 체제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8월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강병원·김영배·김용민·김주영·백혜련·이동학·전혜숙·최강욱 등 최고위원 8명)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의했다. 송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투표로 보여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평소 책임 정치를 강조해온 만큼 대표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당은 이재명 전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대선 패배가 24만 표 차의 '석패'여서 '책임론'이 거세지 않고, 당장 얼마 남지 않은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데 있어 시간을 아껴 혼란을 최소화하자고 의견을 모아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활동가를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당 원내외 인사 6명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하는 비대위 인선안을 발표했다.
비대위원으로는 채이배·배재정·김태진·권지웅 등 4명의 원외인사와 조응천·이소영 의원 등 2명의 원내인사를 선임했다. 윤 위원장은 "비록 대선에서 우리가 패배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더 새로운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채찍으로 알겠다"라며 "국민에게 다시 사랑과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겸손과 원칙으로 모든 것을 바꾸고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고 벽을 만나면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민주당의 쇄신을 선도하겠다"라며 "절실하게 간절하게 변화하겠다. 결단하고 성찰하며 과감히 혁신해 다시 희망의 씨앗을 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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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 선출 방식은 기존 입후보 방식을 통한 선거가 아닌 '콘클라베' 교황 선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172명의 의원이 각자 자기가 원하는 후보를 적어내 과반이 나올 때까지 유력자를 추려내는 방식이다. 윤 위원장은 "(이 방식을) 제안한 분들의 의견은 입후보하게 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의원들이 편이 나뉠 수 있고, 과다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당의 모습과 괴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선 결과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한 주간 '감사와 반성의 주간'을 가지고 전 지역위원회에서 지지자들에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신현영 의원은 지난 11일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약 30명의 의원이 자유토론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개중에는)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공동비대위원장-신임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투톱 체제'로 당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의 경우, 6월 지방선거 대비와 3월 임시국회 관련 법률안 처리 등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비대위를 끌고 가야 한다. 이와 함께 새 원내대표는 3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선거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한 확대 법률개정안 처리 등을 두고 국민의힘과 협의를 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