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퇴' 글 쇄도…젠더 갈등 비판 제기
국민의힘 일각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 젠더 갈등을 유발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진땀승을 거뒀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승리로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음에도 이준석 대표는 웃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접전 승부 끝에 가까스로 이긴 것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득표율 48.56%(1639만4815표)를 얻었다. 2위를 기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약 25만 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득표 차는 불과 0.73%포인트 차이로, 역대 대선 최소 득표 차였다.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이 무색했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30대(윤석열 48.1% 이재명 46.3%)와 60대 이상(67.1%, 30.8%)에서 이 대표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고, 20대(45.5%, 47.8%)와 40대(35.4%, 60.5%), 50대(43.9% 52.4%)에서는 밀렸다.
윤 당선인은 20대 이하 남성에서 58.7%로 이 후보(36.3%)를 크게 앞섰지만,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33.8%로 이 후보(58%)에게 열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JTBC 출구조사에서도 20대 남성에서 윤 당선인은 56.5%로 이 후보(38.2%)로 앞선 반면 20대 여성에서는 31.5%로 이 후보(60.2%)보다 낮았다.
이 대표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당대표 선거 당시 이대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 대표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선대위 영입에 반대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도 주장했다.
대선이 치러진 9일 이후 국민의힘 누리집에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
그렇다 보니 대선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남녀 편 가르기로 여성 표를 많이 잃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원색적인 비난 글도 더러 있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이 대표의 여성 혐오 정치로 인해 국민의힘은 힘든 싸움을 했다"며 "이 대표의 (전략) 실패이자 무능력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전 세대의 공감대 속에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던 걸 어렵게 만들고 국민 여론을 반으로 나눈 사람이 이 대표"라고 주장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호남표'를 두고서도 말이 많다. 이 대표는 9일 호남 득표율에 대해 "20%는 당연히 넘을 거고, 30%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 득표율을 얻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이 목표했던 것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역대 보수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그간 호남에 정성을 쏟았던 윤 당선인과 이 대표의 공이 컸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지점은 남아 있다. 당내에서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이 비서실장에 장제원 의원을 임명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문제도 과제다. 이 대표는 윤 당선인과 단일화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불편한 관계다. 대선 과정에서 줄곧 안 대표를 비판해왔다. 두 사람의 갈등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 합당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과 인수위 활동 및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당 내홍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