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당적 대북정책 편 노태우 정부 대북정책에서 교훈얻어야"
입력: 2022.03.10 17:38 / 수정: 2022.03.10 17:56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 제언...인수위 비판 수용해 야당 동의할 정책 제시필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 20대 선거에서 당선됐다. 윤 후보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의 카페에서 열린 김근식 경남대 교수(국민의 힘 통일위원장)의 대북정책 바로잡기 출간기념 북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더팩트 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 20대 선거에서 당선됐다. 윤 후보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의 카페에서 열린 김근식 경남대 교수(국민의 힘 통일위원장)의 대북정책 바로잡기 출간기념 북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야당과 적극 대화해 초당적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게 한 노태우 정부의 북방 대북정책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교 안보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하연구센터장은 10일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 전망과 국민통합정부의 과제 '라는 글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임기 초부터 급격히 냉각된 한반도 정세를 잘 관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제언했다.

북한은 대선결과가 나온 이날 김정은의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에 대해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사업은 당과 정부가 가장 최중대사로 내세우는 정치군사적인 선결과업, 지상의 혁명과업"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공개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이를 근거로 4월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까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거나 2017년에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검수사격시험 또는 모형은 공개했지만 아직 비행시험을 하지 않은 화성-17형 ICBM의 시험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대국민 인사'에서 한미동맹 재건을 약속하고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다면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밝혀 외교안보정책의 골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더팩트 남용희 기자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더팩트 남용희 기자

정 센터장은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한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안 대표와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면서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이날 새벽 당선 인사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야당과도 협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그런데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 대부분이 이처럼 실용과 통합을 강조했지만 이 같은 약속을 실제로 이행한 정부는 많지 않았다"면서 "윤 당선인이 진정으로 통합과 ‘협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그의 공약에 대해 쏟아진 비판들을 인수위원회가 과감하게 수용해 야당도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정책들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대북정책 관련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고 야당과 협치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케이스로 노태우 정부 시기의 이홍구 국토통일원 장관(현재의 통일부 장관에 해당) 임명과 김대중 정부 시기의 강인덕 통일부 장관 임명을 들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연구해 공산주의를 잘 이해하고 있는 합리적인 중도 성향의 이홍구 교수를 국토통일원 장관에 임명하면서 통일방안과 관련해 "국민들이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을 한국 정치의 지도자로 인정하니까 그분들하고 잘 이야기해서 만들어보라"고 위임했다. 여야정 합의에 따라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나왔으며 대북정책에 대한 초당의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한 간 기본합의서가 채택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DJP연합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에 보수성향의 북한 전문가인 강인덕 극동문제연구소장을 통일부 장관에 임명했다. 당시 북한은 강인덕 통일부 장관을 매우 못마땅하고 여기고 비난했지만, 이 같은 인사로 김 대통령은 국내에서 그의 대북정책에 대한 보수층의 의구심을 크게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고 정 센터장은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합리적인 중도 또는 진보 성향의 전문가를 추천받아 그중에서 새 정부와의 소통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인사를 통일부 장관을 임명하는 실용주의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남북화해를 중시하는 민주당과의 협치가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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